《철마 밤나무집 위 카페브라운 밖에서 》
앙상한 나뭇가지를 흔들며
불어오는 바람
불 빛 은은한 카페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 고운 음악 소리
음악에 끌려 타박타박 길을 오른다
창 안의 푹신한 소파가 아닌
창 밖에 서서 듣는 음률
드립커피 대신
내 손에는 자판기 커피 한 잔
창 안의 소파가 부럽지 않을
창 밖이 서글프지 않을 정도의
종이컵 커피의 따스한 온기와
적당히 서늘한 겨울바람 한줄기
안으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며
제자리 돌아 서서 오른 길 내려보니
머얼리 바삐 달려가는 차들의 불빛들이
얕은 낭만 감상에 젖은 나를
日常으로 등 떠밀어 세운다.
《 천 원 분쟁 》
생각 없이 오가는 마트 앞길
담벼락 아래 모퉁이
할머니 한 분이 언제나 난전을 하더니
언제부터인지 둘 때로는 셋
몇 가지 장보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
왁자지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일전에 파 한 단 사가면서
큰돈 거스름돈 없다 하니
담에 준다며 온돈 안 주고 가져갔으니
여차에 천 원 제하고 주겠다는 난전 할머니
내가 가진 돈이 없어
쩨쩨하게 돈 천 원 떼먹는 사람으로 보이냐며
절대 그런 일 없다며
파 한 단 살려다 바가지 쓴다는 중년 아줌마
두 사람의 사건 기억일 뿐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으니
싸우는 두 사람을 쳐다보는 내 오지랖이
갑갑하고 답답하고 막막하니 참으로 딱하다
이때 갑자기 또 한 사람의 난전 할머니
"무슨 소리고 이 사람은 내 단골인데
너한테 파를 왜 사겠노" 하더니
쪽파에다 대파, 상추 깻잎까지 매상 올리신다
졸지에 날벼락 맞은 인생에 손 내민 정의였는지
생존이라는 경쟁에 등 떠밀린 얍삽한 불의였는지
무심히 오가는 길거리를 한바탕 들어 올렸다
슬그머니 사라져 가는 천 원의 진실
《 나이트 근무 중 휴게시간 》
인구 절벽시대
초등학교 입학 정원 감소 기사 보며
애국하게 장가가야겠다
농담반 진담반 건넨 안부 전화
자다 받았는지
짜증인지 피로인지
목소리에 녹이 낀듯한
아들의 대답은 짧다
아들의 술자리에선
뼈 빠지게 일해서
병원에 누운 노인네들 치료비로 복지로
세금이 다 나간다는 얘기가 안주라지만
고무줄 보다 질기다는
죽고 싶다 입버릇이 3대 거짓말인
할머니할아버지 목숨줄 붙들어 매어서 돈벌이하는
환갑이 코앞인 이순의 나
요새 길에서 유모차 보이면
거의가 댕댕이 개들이고
애들 탄 유모차가 귀하더라
손주 볼 나이다 말하고 싶어도
이삼십 대 태반이 비정규직
삼성 LG 한화 SK 현대 등
한 이름 속에도 수많은 하청 회사가
농가 먹고 나눠먹고 쪼개 먹는 뻔한 세상이라
공무원 철밥통이 아닌 이상에
캥거루든 뭐든 비빌 언덕 가진 부모 되어
금수저 쥐어 주지 않은 이상
결혼해라 애 낳아라 소리는 목구멍을 못 넘는다
백세인생
징수가 독이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자식의 등에 짐은 보태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붙잡은 일자리
밤이면 밤 낮이면 낮
한평 남짓 침대 속 어르신과 맨날 뻔한 레퍼토리
올라왔다 내려왔다 솔직할랴 낙상할랴 살피고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돌려가며 피부 살핀다
국가세금이었든 보호자 주머니 돈이었든
돌고 돌아 내 월급 되고 내 세금 되니
한 목숨 한목숨 가닥 잇듯 줄 잇으러 가자
하얗게 불 사르는 밤 근무시간
휴게시간 끝
앙상한 나뭇가지를 흔들며
불어오는 바람
불 빛 은은한 카페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 고운 음악 소리
음악에 끌려 타박타박 길을 오른다
창 안의 푹신한 소파가 아닌
창 밖에 서서 듣는 음율
드럽커피 대신
내 손에는 자판기 커피 한 잔
창 안의 쇼파가 부럽지 않을
창 밖이 서글프지 않을 정도의
종이컵 커피의 따스한 온기와
적당히 서늘한 겨울 바람 한줄기
안으로 들어갈까말까 망설이며
제자리 돌아 서서 오른 길 내려보니
머얼리 바삐 달려가는 차들의 불빛들이
얕은 낭만 감상에 젖은 나를
日常으로 등 떠밀어 세운다.
《 천원 분쟁 》
생각없이 오가는 마트 앞길
담벼락 아래 모퉁이
할머니 한 분이 언제나 난전을 하더니
언제부터인지 둘 때로는 셋
몇가지 장보고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
왁자지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일전에 파 한 단 사가면서
큰 돈 거스름돈 없다하니
담에 준다며 온돈 안주고 가져 갔으니
여차에 천 원 제하고 주겠다는 난전 할머니
내가 가진 돈이 없어
째째하게 돈 천 원 떼먹는 사람으로 보이냐며
절대 그런 일 없다며
파 한단 살려다 바가지 쓴다는 중년 아줌마
두 사람의 사건 기억일뿐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으니
싸우는 두 사람을 쳐다보는 내 오지랖이
갑갑하고 답답하고 막막하니 참으로 딱하다
이때 갑자기 또 한 사람의 난전 할머니
"무슨 소리고 이 사람은 내 단골인데
니한테 파를 왜 사겠노" 하더니
쪽파에다 대파, 상추 깻잎까지 매상 올리신다
졸지에 날벼락 맞은 인생에 손 내민 정의였는지
생존이라는 경쟁에 등 떠밀린 얍삽한 불의였는지
무심히 오가는 길거리를 한바탕 들어 올렸다
슬그머니 사라져가는 천 원의 진실
《 나이트 근무중 휴게시간 》
인구 절벽시대
초등학교 입학 정원 감소 기사보며
애국하게 장가 가야겠다
농담반 진담반 건넨 안부 전화
자다 받았는지
짜증인지 피로인지
목소리에 녹이 낀듯한
아들의 대답은 짧다
아들의 술자리에선
뼈 빠지게 일해서
병원에 누운 노인네들 치료비로 복지로
세금이 다 나간다는 얘기가 안주라지만
고무줄 보다 질기다는
죽고 싶다 입 버릇이 3대 거짓말인
할매할배 목숨줄 붙들어 매어서 돈벌이하는
환갑이 코앞인 이순의 나
요새 길에서 유모차 보이면
거의가 댕댕이 개들이고
애들 탄 유모차가 귀하더라
손주 볼 나이다 말하고 싶어도
이삼십대 태반이 비정규직
삼성 LG 한화 SK 현대 등
한이름 속에도 수많은 하청 회사가
농가먹고 나눠먹고 쪼개 먹는 뻔한 세상이라
공무원 철밥통이 아닌 이상에
캥거루든 뭐든 비빌 언덕 가진 부모 되어
금수저 쥐어 주지 않은 이상
결혼해라 애 낳아라 소리는 목구멍을 못 넘는다
백세인생
징수가 독이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자식의 등에 짐은 보태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붙잡은 일자리
밤이면 밤 낮이면 낮
한평 남짓 침대 속 어르신과 맨날 뻔한 래파토리
올라왔다 내려왔다 실족할랴 낙상할랴 살피고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돌려가며 피부 살핀다
국가세금이었든 보호자 주머니 돈이었든
돌고돌아 내 월급 되고 내 세금 되니
한 목숨 한목숨 가닥잇듯 줄 잇으러 가자
하얗게 불 사르는 밤 근무시간
휴게시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