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꽃 》
잎사귀를 모두 떨군 나뭇가지
앙상하거나
바짝 마른 잎사귀 매달았거나
있는 그대로 드러난 겨울
사시사철 푸르다는 소나무도
채도와 명도 모두를 낮춘 듯 칙칙한데
유난히도 선명한 동백꽃 초록 잎사귀
보태서 총총한 붉은 꽃 많이도 피었다
너 혼자 잘났다 비꼰 듯 건넨 인사에
뚝하고 모가지 떨어 자폭하는 저항
호시절 다 보낸 늦장이 아니라
함께 극복하고 견디자는 응원군
새봄을 끔 꾸게 하려는 전령사인 것을
남 따라 남만큼 사는 삶도 좋지만
남이 없는 못 하는 빈자리 채우는 삶도
필요함을 겨울 속 동백에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