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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by KOY김옥연

《 포항 죽도 시장 대게 맛집》



다리 마디가 대나무처럼 생겼다 해서

대게라고 한다는데

속 빈 대나무 같이 살이 비어서

대게인지도 모르겠다.


동그랗게 하늘에 뜬 달 보며

"보름엔 게 속살이 꽉 찬다 그랬지"

기대 가득 안고 건넨 한 마디에

"니 마이 묵게 해주께" 서방의 대답


두서너 마리 얹었다 하면 기 십만 원

들쑤시고 휘어 파서 감질나게 먹으려니

냉장고 속 맛살 크래미가 내 분수인듯하여

잠시 수저 놓고 주변을 살피니


경기가 어렵다 어렵다 해도

여기저기 소주잔 부대끼며

쏙쏙 빼서 잘도 먹는 사람들 얼굴 위로

"니들이 게맛을 알아" 신구님의 미소가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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