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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
만항재는 해발 1330미터 고지의 고갯길 차도라고 한다.
정선 함백산을 오르기 위한 준비시점이 되기도 하고 등린이들이나 약골들이 걸어서 산을 오르지 못하는 대신 차로 올라 불완전하지만 그래도 호연지기 흉내를 낼 수 있는 차를 타고 가는 도중 귀가 조금 먹먹해지는 기분도 드는 곳이다.
《 만항재에서 》
바라보니 첩첩산중
겹겹이 펼쳐진 산 끝이 없어라
올망졸망 올록볼록
마고할미 손 장난으로
솟은 곳은 산이 되고
꺼진 곳은 계곡이 되었다 하니
심심했던 그 할미
손재주가 가히 예술이었구나
영월 태백 삼척 정선
시커먼 먼지 날리던 땅
지나가는 개도
입에 지폐를 물고 다녔다던 땅
네 곳을 잇던
가난을 벗던 밥벌이 길
운탄고도運炭高道
어느새 세월은 변해
전국의 관광버스 모여들고
여행객들의 발자국 소리
이야기 소리가
야생화 향기 머금은 녹색의 길에서
순백의 맑은 공기 하얀 눈 길에서
하늘 숲길 공원에서
함백산 산꼭대기에서
온통 좋다 좋다 사랑스럽다. 행복하다.
《 눈 속의 정 》
여름철 물폭탄 억수로 퍼붓던 비
겨울철 새하얀 솜이불솜 사탕
과감히 짐 내려놓고 길 떠나서 얻는 정庭
새하얀 눈 길 위로 오고 간 발자국
크고 작고 다양한 무늬와 크기들
살며시 눈밭 사이에 발도장 콕 찍는 정停
순백의 들판 천지 어디가 길인가
푹 꺼지면 길 아니고 단단하면 길이네
든든히 주변 울타리 벗팀목 되는 정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