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아니 다짐했었고, 다시 다짐했다.

by 안다니

어릴 때 부터 책을 읽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친구들은 놀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책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뛰어 노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걸까. 아니면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싫었던 걸까. 그때의 난 친구들과 뛰어 노는 게 자유라고 생각했다. 그 시절 나는 매일이 자유로웠고 행복했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덕분에 가만히 앉아 있는 습관을 가지지 못하고 자란 나는 남들보다 인내심이 부족하다.


시간이 흘러 군대를 가게 되었다. 사회와 단절된 곳, 당시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었으니 얼마나 답답했는지. 자유로웠던 나는 자유를 잃어버렸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생활하는 건 적응이 됐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저 전역하면 뭐할까 걱정만 했을 뿐 행동할 수 있는게 없었다. 아니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시간이 안가는 주말 오후, 책 읽는 후임을 발견하고 재미있는지 물어봤다. 후임은 할 게 없어서 책이라도 읽으면 도움이 될까 싶어 읽는다고 했다. 나는 곧장 도서관으로 갔다. 그리고 책을 가져왔다. 내 기억엔 당시 기욤 뮈소 책이 인기가 많아서 종이 여자를 읽고 그 다음 구해줘 등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계속 읽게 되었다. 많은 책을 읽었다. 즐거웠다. 책을 읽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시간도 빨리 가서 좋았다. 그리고 조금은 인내심이 생긴 거 같았다. 그리고 전역을 했다.


여느 얘기들과 같이 전역을 하자마자 나는 이전 생활로 돌아갔고, 책은 다시 멀리 했다. 내가 멀리 했다기 보단 오래 연락 안 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내가 따로 책을 사서 읽었던 기억은 없다. 그저 전공 서적을 읽으며 과제하고 졸업 논문을 썼다. 그리고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취업을 했다.


취업을 하고 난 후 문득 책을 읽고 싶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 아니면 아쉬움이었을까 알라딘에 가서 책을 샀다. 무슨 책을 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끝가지 다 읽지 못했다. 인내심이 다시 떨어졌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시대는 점점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졌다. 시작은 블로그에 글을 써서 수익을 내는 형태였던 거 같은데, 여튼 글쓰기의 중요성이 점점 올라가고 유행에 탑승하듯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살던 집이 좁아서 전자책을 애용했다. 그리고 많은 책을 읽으려고 노력 했고 인스타그램에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읽었지만 나는 만족한다. 가만히 멈춰 있던 게 아니라 다시 책을 읽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젠 책을 읽는 게 습관이 됐다. 다시 인내심이 올라갔다. 그러다 보니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 후 짧은 글을 쓰는 연습도 하고 아이디어도 생각하고 했지만 항상 제자리였다. 왜냐면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변명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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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아니 다짐했었고, 다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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