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몰라요?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직원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왜 이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상황이 싫은 걸까 아니면 말투가 싫은 걸까 아니면 표정이 싫은 걸까. 어쩌면 그 말을 듣고 있는 내 상태가 좋지 않은 걸까. 다방면으로 생각 해도 난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말이 싫다.
모른다는 건 모르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알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실을 알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즉 상대방에게 내가 이 말을 듣는 상황은 내가 무언가를 물어 봤을 때다. 대개 질문은 그 답을 아는 대상에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근데 왜 항상 모른다는 말을 먼저 할까? 확인하고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런 반응을 원하는 것도 맞지만 그냥 모르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말 아닐까?
책임을 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경쟁 사회에 익숙해지고 자주 시험을 보며 평가 받는 삶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더욱 더 어려운 일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책임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상황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모르겠다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오는 거 같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잘 모르겠다”는 말은 “저는 무책임한 사람이다.” 라는 말과 비슷하지 않은가? 그렇게 모두가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간다.
물론, 개개인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러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직책은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책임을 질 수 있는 권한의 크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니 사건이 생겨도 막내들이 책임을 지는 일은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책의 이점은 가지고 싶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명한 그 사람들이 문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다. 왜 문제가 생기면 항상 막내를 혼내고 흔히 꼬리 자르기라는 용어로 책임질 수 없는 직책의 직원을 잘라낼까? 평가를 안 좋게 할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