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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하지 못할 그 묘한 감정

어떻게 표현해야 맞는 걸까.

by yu

너와 1년을 만나고 헤어졌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뭘 한 건지 싶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뭘 한 건지 모르겠다.


1년이 누구에게는 긴 시간이고,

누구에게는 짧은 시간이다.


1년 동안 너를 알아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너와 나를 맞춰가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헤어지고 한 달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흔히 헤어질 때는 펑펑 울거나, 힘든 게 대부분인 걸로 아는데.


눈물이 한 방울도 안 나오는 걸로 모자라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정말 웃긴 건,

네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 일주일 전에도 봤던 얼굴인데 기억이 안 난다.


그냥 기억하기 싫은 걸지도 모르겠다.


헤어지고 두 달이 됐을 때,

네 이름을 되새긴다.


네 얼굴이 조금씩 생각이 나고,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마음 한 편에서 네 싫었던 모습만 생각이 난다.


가끔 술에 취하면 네가 생각이 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들면서 세상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너를 생각하면 한 없이 애틋해진다.


왠지 정말 아끼던 강아지를 길가에 버려두고 온 기분이다.


버려야 할 사람이라 버린 건데,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버린 느낌.


마음 같아서는 너의 일부분만 버리고 싶었다.


이제 세 달이 되었을 때는 너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네 행동, 말, 섬세한 것까지 이해하려 한다.


이해하는 순간 정말 이별이다.


이별 후에 보고 싶은 건 네가 했던 행동과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하며 너를 싫어해서 더 생각이 났다.


그런데 이제 이해가 된다.


미어진 감정은 쪼그라들어 사람을 잊지 못하게 만들고,

이해하고 나면 감정이 점점 펴지고 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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