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영화 < 류이치 사카모토 ; 오퍼스 >
다큐멘터리
감독- 네오 소라
늦은 밤 상암 메가박스를 찾았다.
영화를 보고 좀 걸어야겠다 는 가벼운 마음으로
바로 볼 수 있는 (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를 선택해 들어갔다.
관객은 나를 포함해 딱 3명, (그중 둘은 커플)이었다.
영화는 죽음을 상징하듯 모든 색을 배제한 흑백의 화면에
지난 2023년 3월 28일 투병 끝에 숨진
생전의 류이치 사카모토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숨 가쁜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 죽음'은 있음이 없어지는 것 ,
소멸해 가는 습기 빠진 그의 손끝에서 터치된 선율은
마지막 치솟는 불꽃처럼 섬뜩하게 웅장했다.
잦아드는 숨을 끌어모은 연주였기에 그랬으리라.
사실 난 그의 음악을 영화로만 접했고
일부러 찾아들은 적은 없었는데,
오늘 그가 두드리는 흑백의 건반 위에선 강렬한 폭풍우 가
쉼 없이 몰려오는 듯했다.
그렇게 한 거인이 가고 음악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