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세상은
묶이지 않고 움직이는 건 금지시키지
합법이 더 거짓일 수 있다는 걸
모두들 알고 있지
보호받지 못하는 게 더 진실이라 해도
사람들은 안정을 선택하는 것으로
단 한 번의 인생을 낭비하지
가끔 용감한 이들이
죽음으로 묶인 것을 풀어버릴 때
그런 날도 세상은 조롱하듯 평범하지
흘러간 시간은 어디에 묻혀있는 걸까
그 매립지를 찾아
왜곡된 그리움의 실체를 끄집어내
확인하고 싶네
세상에 무엇인 건 아무것도 없는데
난 왜 자꾸 꿈틀거리지
홀로 선 상수리나무 흔드는 연인들
떨어진 나뭇잎 게임하듯 깔깔대며 짓이기네
밟혀 뒤채는 낙엽소리 애잔히 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