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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호 Sep 03. 2024

아무것도 아니면서

신작 시




  아무것도 아니면서    / 김순호




세상은 

묶이지 않고 움직이는 건 금지시키지 

합법이 더 거짓일 수 있다는 걸 

모두들  알고 있지


보호받지 못하는 게 더 진실이라 해도

사람들은 안정을 선택하는 것으로

단 한 번의 인생을 낭비하지


가끔 용감한 이들이

죽음으로 묶인 것을 풀어버릴 때

그런 날도 세상은 조롱하듯 평범하지


흘러간 시간은 어디에 묻혀있는 걸까

그 매립지를 찾아 

왜곡된 그리움의 실체를 끄집어내

확인하고 싶네


세상에 무엇인 건 아무것도 없는데

난 왜 자꾸  꿈틀거리지


홀로 선  상수리나무  흔드는  연인들

떨어진  나뭇잎  게임하듯  깔깔대며  짓이기 

밟혀  뒤채는 낙엽소리 애잔히  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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