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일광욕이 필수인데..
전에 살던 집보다 지금 이사 온 집이 더 넓고 안락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나 보다.
전에 살던 집은 사방에 창문이 있어서 햇빛이 정말 잘 들었다. 창가에 캣타워를 두고 아이들이 햇빛을 쬐기 충분했다. 낮에 햇빛을 맞으며 나른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집사인 나에게도 힐링이었다.
새로 이사 온 집도 베란다에 창이 크고 동향이라 좋긴 하지만 해가 오전에만 잠시 스친다.
그리고 1층이라 나무들에 햇빛이 거의 가려지고 그나마 들어오는 해도 앞에 주차동에 가려서 사실상 거의 가려진다고 생각해야 한다.
고양이에게 일광욕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참 아쉬웠다. 비타민D 합성을 자연적으로 못하기 때문에 일광욕을 통해서 하게 되는데, 여기선 일광욕을 충분히 할 수 없으니 영양제를 통해서 채워주게 되었다. 보통 오메가3 츄르에 비타민D가 포함되어 있는 제품이 시중에 많은 것 같다. 그렇게 하면 괜찮은 건가..
음.. 고양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꼭 비타민D문제가 아니더라도 일광욕을 하면서 따땃하니 나른한 기분을 즐기는 시간이었을 텐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원래 야행성인 고양이는 보통 집이 비워져 있는 낮시간에 잠을 많이 잔다. 그래서 햇빛을 많이 받아도 밤에 에너지가 넘치는 상황이 꽤 자주 생긴다.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해에 의해서 낮에 해가 뜨면 멜라토닌이 억제되고, 해가지면 멜라토닌이 생성된다. 그러니 그나마 낮에 햇빛을 좀 봐주는 게 밤에 멜라토닌이 적절히 생겨서 그나마 새벽녘이라도 고양이가 집사 옆에서 잠을 잘 수 있는 패턴이 나올 수 있다.
뭐 이전 집에서도 새 집에서도 어쩌면 일광욕과 관계없이 2-3일에 한 번씩 밤 12시 ~새벽 3시까지 무아지경 우다다 파티는 계속되고 있기는 하다.
(집사랑 많이 뛰어다니고 사냥하고 놀면서 에너지 소모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우다다 놀고 나면 고양이들이 푹 잔다. 또 L테아닌 영양제를 먹이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것도 한 번씩 먹이고 있다.
아이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내가 고양이 입장에서 생각이 든 부분들이라도 하나씩 챙겨주는 것이 최선이다.
이제 다섯 살이 된 깜이와 사랑이!!
집에 햇빛이 안 들어온다고 생각해서 늘 거실커튼을 닫아두고만 생활해 왔었는데 어느 날 환기 좀 하려고 거실커튼을 확 열었더니 글쎄 햇빛 한줄기가 거실까지 쏙 들아와 아이들 곁까지 비추었다.
순간 너무 따뜻하고 기분이 몽글해지면서 아이들 눈빛이 너무 황홀해 보였다. ^^
오전에 살짝 스치는 해라도 좀 받도록 거실커튼을 좀 걷고 살아야겠다.
그동안 '이 집은 햇빛이 잘 안 드는 집이니까.'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해버리니까 정말 집이 점점 더 어두워졌었나 보다.
환기도 자주 하고 커튼도 활딱 걷어놓고!!
이제 봄이 오니까 잔디밭도 더 많이 구경하도록 베란다에도 캣타워를 하나 놔줘야겠다.
출근 준비로 바쁘게 왔다 갔다 하던 어느 날.
나의 눈에 들아온 소중한 햇볕 한 줄기.
이렇게 많은 생각이 이어지고, 지난날들이 스쳐가고 또 다음을 계획하게 하는지...
기분 좋은 설렘이었다.
이 한 장면에 담겨있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남겨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