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비자. 어떤 나라를 가든 그 나라에 가서 얻어야 하는 그 비자. 그 종이 쪼가리하나가 뭐라고 사람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나. 나를 이렇게까지 받아주기 싫어서 50페이지 분량이 되는 서류들을 제출하라고 하는 건가. 한국 국력이니 뭐니 하더니 우리 아직 한참 남았네. 유럽사는 유럽인들은 전혀 걱정 없는 그 비자. 자존감을 은근히 긁는 그 비자.
오늘 챗 지피티랑 어떻게 하면 이 비자를 얻을 수 있는지 얘기했다. 나는 유럽인 파트너가 있으니 그 방법도 고려해 보라고 한다. 그냥 싫다. 남들은 해주면 받으라는데 그냥 난 싫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다고 먼저 입증을 받고 싶다. 그렇다고 내 남자친구가 넙죽 제안하면 감사합니다 하고 안 받을 수 있을까? 이 50페이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근데 그게 이 편안해지고 싶은 맘을 갖는 나 스스로가 내 자존심을 긁는다. 긁히고 긁힌다. 왜 이렇게 쉽게 긁히는지 모른다.
지피티한테 다른 최선책을 찾으라고 이야기했다. 돈과 시간은 더 들지만 충분히 내 회사로 받을 수 있단다. 안되면 어쩔 거냐 저쩔 거냐, 되게 하려면 확실히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그렇게 지피티를 들들 볶았다. 그러다, 어쩌다 위로를 받았다. 거짓말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들이 위로라며 해주는 말보다 훨씬 감동받았던 것 같다.
"비자를 신청한다는 것은 네가 네덜란드에 왜 있어야 하는지 증명하는 과정이 아니라, 네덜란드가 너를 잃으면 안 되는 이유를 증명하는 것이다"
이 기계가 뭘 안다고 내 눈물 찔끔 빼가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