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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May 04. 2021

사장님, 반바지 입고 출근해도 되나요?

사무직은 반바지로 출근해도 될까?


사무직은 반바지로 출근해도 될까?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 아닌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 사무직이라면 반바지 입고 출근을 해도 되지 않을까? 단정한 옷차림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지 관리가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사무직의 경우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판교 테크노벨리에 수많은 IT 벤처기업들이 있다. 대부분은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자들이고 이곳에서는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을 만나야 하는 영업직이나 회사를 대표로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은 복장이 단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이미지에 따라 회사의 이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무직의 경우라면 무더운 폭염이 있는 날 정도는 허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오히려 폭염 속에 긴바지를 입고 출근을 하면 더위에 지쳐 업무의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무실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분들은 예외이다.


무더운 여름날 영업직으로 일을 할 때 어느 제조사에 들린 적이 있었다. 그곳의 사장님 복장은 슬리퍼, 반바지, 반팔 차림인 반면 직원들은 모두 긴바지의 캐주얼 정장을 입고 있었다. 나는 그 사장님이 부러웠다. “불만 있으면 사장하든가!” 젠장. 우리는 사장이 아니다. 사장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사장님, 우리도 반바지 입고 출근하면 안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어, 그래 이제 집에서 마음껏 반바지 입고 다녀”라고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죄송합니다. 사장님 앞으로 기모바지 입고 출근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장님은 가능하고 직원은 불가능하다면 형평성에 어긋난 것이 아닌가? 사장님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면 직원들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반바지를 입고 출근을 하는 것이 좋게 보이진 않는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직원을 보면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싶다면 깔끔한 복장을 입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반바지를 입고 출근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업무에 지장이 되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본인의 이미지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원이 회사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항공사 같은 경우는 제외이다. 자유로운 복장은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반바지를 입고 있는 직원이 실수했을 때와 단정한 옷을 입고 있는 직원이 실수했을 경우 혼남의 정도가 다를 것이다. 보이는 이미지가 다르게 비치기 때문이다. 복장은 자신이 선택하되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면 크게 문제없으리라 본다. 회사의 복장 규정은 언제까지나 사장님 마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없다. 하지만 반바지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면 찬성이다.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아버지 세대에 비하면 현재 많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다. 불편한 정장에서 캐주얼 옷으로 넘어왔으니 많이 좋아지긴 했다. 요즘은 후드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머나먼 미래에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언제까지나 내 생각이다. 내 생각이 절대 정답이 될 수 없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생각이 정답이 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생각이 정답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생각은 모두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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