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구기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구기계곡을 따라 사모바위를 거쳐 승가봉에 올라 북한산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원점회귀하는 산행코스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비교적 순탄한 산행이었다.
승가봉은 봉우리의 명성보다는 승가봉이 담고 있는 비경이 매력 포인트다. 지난 산행에서 날씨가 좋지 않아 승가봉의 비경을 놓치고 말았다. 그 아쉬움에 날씨 좋은 날을 잡아 다시 한번 승가봉을 찾았다.
구기분소에서 조금 올라가면 구기탐방지원센터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구기계곡의 계곡물 소리와 오밀조밀한 등산길,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 오목조목한 다리들, 신기한 새소리...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산행길이었다.
점심 먹고 느즈막이 출발한 산행이라 오르는 동안 이미 하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고하세요” “조심히 올라가세요” “혼자 가시는 거예요? 용감하시네요!”
하산하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인사말이 정겨웠다.
한 시간쯤 산을 올라 승가사 초입에서 천혜향 하나 맛있게 까먹고 비봉 방향으로 산을 오른 후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니 사모바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모바위는 여러 번 와 봐서 무척이나 친숙했다.
오늘도 여지없이 사모바위 위에 올라 멋진 사진을 찍고 풍경을 조망하는 등산객들이 많았다. 나도 사모바위 위에 오르려 몇 번 시도했으나 짧은 다리가 영 도움이 안되고 무섭기도 해서 매번 포기했다.
사모바위에서 한숨 돌리고 승가봉으로 향했다. 승가봉에 가기 위해서는 꽤나 경사진 굵직굵직한 바위들을 올라야 했다. 남들은 잘 하지 않는 사족보행으로 바위를 타고 승가봉 정상에 올라 360도 확 트인 북한산 비경에 연발 감탄사를 내뱉었다.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북한산의 능선이 주는 듬직함과 비봉과 사모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 비경은 자연의 묵직한 힘을 느끼게 했다.
승가봉의 널따란 바위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는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바위에 누워 청량한 산바람으로 나의 몸과 마음을 맘껏 힐링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을 시작했는데 늦은 하산 시간이라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북한산 국립공원 옷을 입은 직원으로 보이는 두 분이 나에게 조심히 하산하라며 인사를 건냈다. 반가웠는데 어찌나 빠르게 하산하던지 30초도 안돼서 야속하게 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에고 에고...잠깐 길을 잘못 들어 긴장하는 바람에 계곡물에 발을 헛딛어 털썩 주저않고 말았다. 아...엉덩이가 반이나 젖었다. 하산할 때 길을 잘못 들어 당황하면 발을 헛딛어 넘어지곤 한다.
산행에서는 위기의 순간일수록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넘어지지 않고 다치지 않는다. 매번 이리 다짐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실수를 한다.
어느덧 하산하다 보니 구기탐방지원센터 출구와 그 주변에서 하산을 마치고 쉬는 등산객들이 보였다. 나도 그 무리에 섞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다.
[2023.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