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성장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당신의 상태가 위태롭다는 연락을 받고 마음이 급해졌다. 난 당신이 살아 있을 때 그래서 날 알아볼 수 있을 때 당신을 만나야 한다. 그래서 2024년의 마지막날 나는 당신에게 전화를 했고 당신은 힘이 없는 목소리로 당신의 얼굴을 보러 와달라고 했다.
당신과 나의 첫 만남은 대학교 3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신은 등이 굽어 있었고 말투는 느렸지만 시니컬하며 위트가 있었다. 나는 당신의 수업에 매번 늦었고 그게 너무 거슬렸던 당신은 날 불러다가 혼을 냈다.
또 한 번 늦으면 당신은 날 내보낼 예정이라 했고 나는 겁을 먹었다. 다음날 늦지 않기 위해서 나는 얼마나 뛰었는가. 밤낮이 바뀐 올빼미 생활을 하는 내게 당신의 수업은 너무 이른 아침이었다. 한겨울 머리도 다 말리지 않은 채 당신의 수업에 뛰어들어 갔던 그날 나는 곰돌이 푸 잠옷 바지를 입고 머리에는 약간의 고드름이 달린 체 단 1분도 일찍이 아닌 정각에 당신 수업에 들어갔다. 당신은 미친년같이 뛰어들어온 날 보고 웃기 시작했고 큰 목소리로 집에 돌아가서 정신 차리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리고 오라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임팩트 있는 첫 만남을 가진 이후 당신과 나는 친해졌다. 당신과 나는 교수와 제자로 만났지만 23년이 지난 지금은 친구다. 여든이 넘은 당신은 늘 샤프했다. 당신의 냉철하고 날카로운 생각과 관점은 당신의 나이를 잊게 했고 오직 작가로만 보이게 했다. 난 당신을 너무 존경했고 사랑했고 따랐다.
당신은 나의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보았고 내 대학원과 모든 직장의 추천서를 써주었다. 당신은 심지어 내가 다니던 대학원에 나를 잘 부탁한다면서 대학원 교수를 만난 적도 있었다. 그런 날 기특하게 여기던 대학원 때 교수님의 표정에 나의 어깨는 산처럼 솟았다. 당신의 벽난로가 고장이 나면 나의 남편은 고쳐줬고 당신의 컴퓨터가 말썽이라도 부리면 늘 우리를 찾았다.
당신이 40킬로도 안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무너졌다. 나와 남편과 내 아이가 당신의 집을 찾았을 때 당신의 집은 더 이상 당신의 집이 아니라 병자의 집이었다. 당신은 침대에 아주 작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었다. 수염은 길었고 코에는 호스가 있었다. 당신은 나를 만날 때마다 매번 산소를 공급해 주는 그 호스를 거부했다. 아직은 아니라며 네가 떠나면 호스를 찰 거라 했었다. 당신이 침대에 매우 작게 웅크리고 있던 그날 나는 당신이 산소 호스를 찬 모습을 처음 보았다. 당신의 자존심이 병약한 몸을 이기지 못하는 순간이었다.
그날이 온전한 정신으로 당신이 나의 가족을 알아본 마지막이었다. 난 그래서 당신을 보며 많이 울었고 나의 남편도 울었다. 우리의 23년 우정에 나는 감사를 표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얼마나 잘 성장했는지 감사하다고 하자 당신은 힘없는 목소리로 우리 둘이 함께 성장했다고 했다.
당신의 아내로부터 당신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무너졌다. 우리 가족은 당신을 잃었다는 슬픔에 많이 울었다. 당신은 그 어떤 장례식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신을 기억하고 싶으면 작업을 하고 새로운 작품을 만들라고 했다. 그래서 난 당신이 숨을 거둔 날 당신의 유언대로 긴 글을 썼다. 그리고 나는 처음 느끼는 이 깊은 슬픔을 온몸으로 느꼈다. 잠을 자지 못하고 그 어떤 음식도 소화를 하지 못하는 증상이 계속 나타났다. 내 슬픔은 감정뿐만 아니라 온몸으로 울부짖는 것이었다.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이 당신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었다. 당신의 아내는 어떤 애도의 몸부림을 치고 있을까 생각을 하니 더욱 가슴이 메어졌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아내에게 꽃을 보내고 종종 문자를 보낸다.
며칠 전 나는 내 전화기에서 당신이 남긴 보이스 메일 3개를 발견했고 행여 잘못 눌러 사라질까 조심스럽게 당신의 음성을 저장하였다. 당신은 내 이름을 불렀고 요즘 잘 지내냐고 했다. 너무 바쁘면 오지 말라는 말도 했고 다른 매시지에는 수요일에 만나는 거 맞냐는 확인을 했다. 난 당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열을 했다. 그리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당신의 유언대로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티칭을 하며 당신을 기억할 것이다. 당신의 성장은 이제 멈췄지만 나의 성장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래서 잘 크려 한다. 건강하게 다부지게 똘똘하게 말이다. 당신은 나의 좋은 벗이었고 멘토였다.
RIP
Joseph Bern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