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하여

N 잡러의 미술관

by MamaZ

괜찮은 어른을 만난다는 건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하다 못해 절실하기까지 한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딱히 존경할 만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상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부모를 가지고 있거나 그런 선생님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이들에게 좋은 어른이란 어쩌면 매우 가깝고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우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괜찮은 어른의 부제는 젊은 이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의 목표 혹은 가치의 지표를 잃게 만든다. 저런 어른이고 싶다는 마음은 그들이 살아온 인생을 따라가고 싶게 만든다. 그 어른이 경험했던 어려움을 공감하고 그처럼 이겨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 어른처럼 살고 싶다는 마음은 곧 존경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신고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Jacques Louis David은 매우 정치적인 작가였기에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인물은 시대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영웅으로 칭송받는 인물이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더욱 인물화에 힘을 주고 그림을 그려냈다. 용맹함을 상징하는 나폴레옹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서 말위에 올라타 용감하게 적군을 향해 쏘아붙이는 매서운 눈빛을 그려내야 했고 나라를 위해 그깟 가족을 내팽개치는 것이야 말로 진짜 사나이라고 가르치고 싶었기에 용맹한 전사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Jacques Louis David는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사람들에게 존경받아야만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인물들을 그려 냄으로서 관객의 동요를 얻어내려 했다. 미술로 포장된 강요일지도 모르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Death_of_Marat_by_David.jpg Jacques Louis David- The Death of Marat

Jacques Louis David가 그린 The Death of Marat의 그림은 죽은 영웅을 그렸다. 혁명가의 죽음은 마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도 비슷한 예수의 모습으로 팔이 축 늘어진 체 피를 흘리고 죽은 영웅이 있다.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던 중요한 인물이 시체가 되어 돌아왔는데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것인가!"


그의 그림은 사건을 형상화한 기능을 넘어 정의와 혁명의 상징이 되었다.


예술작품은 늘 작가의 세계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가 직간접 적으로 담겨있다. Jacques Louis David의 정치적 견해가 작품에 스며들었던 것 듯이 세상의 모든 작가는 자신만의 생각을 담는다. 세상의 유명한 인물들의 인물화에는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얼굴 표정과 제스처에서 담아낸다.


요즘 가장 핫한 현대작가 Kehinde Wiley의 작품 President Barack Obama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많은 이들은 그가 오바마 대통령의 초상화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Kehinde Wiley는 꽤 오래전부터 현란한 색감과 고전 미술 인물들의 현대화시키는 작업을 해온 작가다. (이 작가에 대해선 아주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더 이야기할 예정이다.)


Kehinde Wiley - The portrait of Barack Obama

그가 그린 오바마는 두 팔을 다리에 올려놓고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관객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의자에 등을 기대지 않고 앞으로 상체를 내민 제스처는 거만하고 오만함보다는 경청하는 리더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있고 상대의 모든 말을 가볍게 듣지 않겠다는 모습이 그의 표정에서 읽힌다. 그의 배경은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꽃과 나뭇잎이 가득한 정원 같기에 자칫 인물화가 지닐 수 있는 무거움을 덜어냈다.

어쩌면 Kehinde Wiley가 그린 오바마는 권위를 벗어던지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리더의 모습을 나타내려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존재가 나와 무슨 연관이 있겠나 싶은 건 그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공인이자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존경할 만한 어른의 존재는 내 주변인데 나와 일면 일식도 없는 이들의 초상화는 비현실적이다.


hdaumierderkuss_hi.jpg Damier, The Kiss or Father and Child

존경할 만한 어른의 모습은 따듯함이 진실한 제스처에 묻어나는 그런 모습이다. 주변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가득 담겨 목소리에 눈빛에 몸짓에 하나하나 박혀있는 그런 모습. Damier가 그린 다정함이 가득 묻어있는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에 풀어진 아이들은 사랑의 품 안에서 자랄 수 있을 것인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런 어른 말고 능력 있고 거침없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향해 뛰는 "목적만 살아있는 어른"이 되라고만 한다.


괜찮아 그럴 수 도 있어.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지.

조금 쉬고, 맛있는 거 먹고 괜찮다 싶을 때 다시 해보자.

혼자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니까 주변도 보살펴야 해.

친절함은 주변을 밝게 만들고 너의 마음도 밝힌단다.

태도 속에 너의 마음이 담겨있어.

너는 지금 어떤 마음이니?


이런 말과 질문을 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된다면 세상은 정말 빛이 날 것 같다.


괜찮은 어른이 되어 빛이 되어주고 싶다.

우리 주변에 그런 어른이 없었다면, 우리가 그런 어른이 되어 주변에 빛이 되어준다면...

빛날 것 같다.

우리 모두가.

반짝반짝.









매거진의 이전글불안을 한 겹 벗기는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