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의 매력

너무 가벼워서 매력적인 Jeff Koon

by MamaZ

별거 아닌 것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있다. 예를 들어 생일파티를 위한 고깔모자, 알록달록 풍선, 반짝이는 포장지 같은 것은 특별한 날을 꾸며주는 액세서리와도 같다. 싸구려 재질로 중국의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져 딱 한 번 쓰고 버릴 것들이 잠시 잠깐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거워하는 거 보면 분명 싸구려가 지닌 힘이 있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Jeff Koons의 작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한없이 가볍고 별거 아닌 것들을 그의 스튜디오에서 그에게 고용된 작가들에 의해 마치 공장처럼 찍어내듯 실제 크기보다 크게 만들어서 작품이라는 이름 아래 전시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방문한 The Broad 미술관에서 만난 Jeff Koons의 작품은 방 안을 알록달록하게 만들어 놨다. 미끈하고 반짝이는 재질의 고깔모자에 눈이 갔다. 고깔모자와 그 뒷 배경의 재질에 반사되는 빛에 혹시 내 얼굴도 비치지는 않을까 싶어 더 자세하게 바라본다.


Jeff Koons, The Party Hat

스테이플러로 콕 찍어 대충 모양을 잡아놓은 고깔 보자에 대충 껴놓은 고무줄은 언제 어디서 끊어져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부분도 정성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은 물건, 한 번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지고 곧 버려지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을 이리도 정성스레 그려내다니!



자세히 보자니 디테일이 끝내준다. 작은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악을 쓴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곧 그 자세하고 꼼꼼함이 이 그림을 매우 인간미 없게 만든다는 걸 알게 한다. 주제가 싸구려 물건이라 그런 걸까? 아님 주제의 물질이 싸구려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나온 걸까? 깊이 없는 소모품을 이리도 자세히 그린 이유는 뭘까?


뒤로 Jeff Koons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작품이 보인다.

Jeff Koons, Balloon Dog

어린아이들의 눈을 홀릴 수 있는 테크닉! 기다란 풍선을 꼬고 꼬아 강아지 한 마리를 주면 아이들은 함박 미소를 품고 좋아라 한다. 그 풍선 강아지가 반짝이며 뮤지엄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장난스럽고 귀엽고 웃음을 짓게 한다. 셀피 찍어 인스타에 올리기 딱 좋은 작품 앞에 실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Jeff Koons의 작품에 대해 반응이 나뉜다.

너무 가벼워서 싫다.

너무 가벼워서 좋다.


Jeff Koons의 작품이 싫고 좋든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주목을 해야 하는 부분은 미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 누구나 그 사람이 예술 작품에 관심이 있던 없던, 많이 알던 모르던 상관없이 작품을 보고 느끼고 즐거워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술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즐거움으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는 매우 특별한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 작품이란 모든 사람에 의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비될 수 있을 때 발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혁명 이후 예술품들은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상류층만 즐길 수 있는 문화였다. 하지만, 그것이 깨어지자 예술은 모두를 위한 예술의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 같은 애도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고 즐거워하고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니까.


딸아이가 Jeff Koons의 작품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좋았다.

"엄마가 엄청 큰집에 살고 정말 큰 정원이 있으면 저 강아지 사다가 놓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걸 알기에 아마존에서 책상에 놓을 작은 녀석을 하나 구입한다. 물론 저렴한 짝퉁으로 말이다. 물론 Jeff Koons의 작품과는 사뭇 다르지만 뭐 어떤가. 내 딸아이 눈에는 이게 즐거움인걸.


싸구려가 주는 즐거움.

그것이 싸구려가 지닌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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