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의 매력

세상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by MamaZ

내가 일하는 곳은 매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 있는 곳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병원 역시 내가 만나는 이들은 다른 언어와 종교 그리고 피부색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간단하게 흑인 백인 동양인으로 나눠 분류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매우 일차원적인 일이다. 크레파스의 색도 몇백 가지가 나오는데 어떻게 인간을 딱 3가지 피부색으로 나눌 수 있겠는가.


얼마 전 병원에서 함께 일 할 사람을 구했는데 나는 몽골계 미국인 2세를 인터뷰했고 그녀는 지금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 나는 텔레비전 쇼 비정상회담의 한 장면처럼 한국, 러시아, 중국, 몽골, 인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심지어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하루에 다 만나곤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구사하는 영어는 그들이 언제 이민을 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민 2세 3세 4세가 있다면, 이제 막 이민 왔거나 나처럼 어중간하게 낀 1.5세들이 있고 우리는 제각기 다른 엑센트의 영어로 대화를 이어간다. 도저히 대화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면, 스마트폰을 꺼내 구글 트랜슬레이터로 자신의 모국어를 영어로 통역하여 전화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우린 얼마나 발전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언어도 생김새도 배경과 문화 종교가 달라도 우린 어떻게든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음은 곧 서로가 필요한 존재임을 말해준다.


학기 중에 항상 인종차별에 관한 작품을 소개한다. 워낙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있는 내 클래스에서 인종차별의 문제는 피부에 직접 와닿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나는 빠지지 않고 꼭 소개하는 작가가 있으니 Byron Kim이다. Byron Kim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로서 Synecdoche라는 시리즈 작품을 만든 작가이다. Synecdoche라는 뜻은 대상의 한 부분을 통해 전체를 나타내는 표현 방식인데 작가의 작품을 보면 왜 그가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알 수 있다.


Byron Kim

처음 그의 작품을 봤던 곳은 Washington DC였다. 인물의 얼굴도 표정도 이름도 없이 오직 피부색으로만 이루어진 작품 앞에서 크게 감동을 했었고 작품의 제목을 보기도 전에 이미 나는 그가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어떤 피부색도 똑같지 않음에 놀라웠고, 그런 피부를 하나하나 찾아 색을 만들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실제로 작가는 큰 가방에 페인트를 넣고 그가 만나는 이들의 피부색을 그 자리에서 완벽하게 맞춰 색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가가 열심히 모델의 피부색을 만들어 내고 있는 그 장면을 바라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작가와 지인의 만남, 혹은 낯선 이의 만남이 피부색으로 연결이 되어 작품이 된다.


그의 작품은 피부색의 주인공이 어느 나라인지 어떤 직종에 연봉은 얼마인지 어떤 종교적 배경이 있으며 어떤 종류의 교육을 받았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그가 만났던 개인적인 만남들이 모여 하나의 "인류"가 되어 벽을 채운다. 그들과의 만남은 특별했고, 그들의 피부색은 특별했으며, 지금 이 벽을 다 채운 이 작품이 특별 해지는 건, 이들을 그 어떤 방법으로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자, 동시에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얼마 전 디즈니 인어공주 실사판에 흑인이 주인공이 되어 엄청난 욕을 먹었다는 기사를 봤고 나는 나의 아이와 그것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유심히 나의 이야기를 듣다가 한숨을 내쉬고 이내 결심이라도 한 듯 똑 부러지는 말투로 한 마디 툭 던진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 피부가 무슨 색이던 인어공주가 될 수 있어야 해 그리고 그 기회는 모든 인종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왜냐면 인어공주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니까..."


얼마나 멋진가.

예술이 모든 사람을 위해 존재하듯, 그 존재를 인정하며 만들어낸 Byron Kim의 작품에서 내 아이의 한숨과 결심이 동시에 느껴진다.


인류는 제각각이어서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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