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do

by Hyun

nodo : 매듭



작은 매듭이 실에 생겼다.

내가 딱히 뭘 잘못 하거나, 매듭을 지으려 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럴 때는 정말이지 억울하기 짝이 없다.


유난히 매듭이 잘 생기는 실이 있기도 하고,

매듭이 잘 생기는 구간이 있기도 하다.


보통 단순한 실의 엉킴의 경우에는

실을 힘있게 당기면 매듭이 풀리는 경우도 있어서

방금도 몇 번,

실을 훅! 당겼는데……


오늘은 그날인가 보다.

죄다 제대로 걸린 매듭이다.


매듭은 풀리지 않고,

이 질긴 실을 두 번이나 끊어 먹었으며,

이번 매듭도 역시……

당기는 바람에 더 타이트하게 뭉쳐버리는 최악의 상황.


잠시 한숨을 쉬며

차를 마신다.


자수는 늘 내게 성찰의 순간을 준다.


막힘없이 술술 진행될 때가 아닌,

벽에 부딪히고, 무릎이 꺾일 때.


내 잘못은 아니라고 억울해했지만,

실이 저 혼자 꼬일 리 없다.

실을 쥔 손은 내 손이었으므로.


의도하지 않았으나,

상황을 꼬이게 만든 것도 내 손이요,

차근차근 풀 생각은 하지 않고

귀찮고 성가신 마음에 힘으로 해결하려 한 것도 나다.


매듭이 생겼을 때

정공법은

그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미 단단히 생겨버린 매듭은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는다.

아주 가느다란 바늘을

중심으로 짐작되는 곳에 꽂고 흔들어야 한다.

단단히 맺힌 매듭이 느슨해질 수 있게.


그리고, 남아 있는 실을 움직여야 한다.

살살 달래듯이.


그 과정은 여간 성가신 것이어서,

나는 방금 전에는 두 번의 실을 끊어 버렸었다.

이번도 훅! 끊어버리려다가……


한번 매듭이 생기기 시작한 실은

계속 그러기 때문에

자르고 다시 하는 게 좋다고 했지만.

왠지 이번엔 풀고 싶었다.


실은 조금 남았다.

자르고 다시 새 실로 진행하는 것이 나을 수 있지만,

그냥 이 매듭을 풀고 싶었다.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았던 응어리를,

뚜벅뚜벅

중심을 향해 걸어 들어가,

심장에 칼을 꽂고 흔들어 댄다.


그리고,

성공.


매듭은 풀렸다.

그러나

내 응어리는 아직 흔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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