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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지 마 정신줄

매일 글쓰기 :: 2

by 윤슬 피다

잠깐 사이에 일어난 일이에요.


핸드폰을 찾는데 핸드폰이 안 보이는 거예요. 분명 조금 전까지 메시지를 보내며 핸드폰을 사용했는데 말이죠. 의심되는 몇 군데를 찾아도 보이지 않자 덜컥 겁이 났어요. 핸드폰이 아니라 나의 뇌 상태가 걱정되었죠. 그러다 소리에 이끌려 현관으로 다가가는데 ‘오 마이 갓’ 현관문이 까꿍하고 열려 있는 거예요. 분명 조금 전에 아이 등교 배웅을 하고 들어오면서 문을 닫았는데 말이죠. 그것도 현관문 스토퍼가 고정된 채로요. 그 순간 저에겐 충격과 공포가 밀려왔어요. 나 이러다 정말 치매에 걸리는 거 아니야? ㅠㅠ


핸드폰은 이불속에서 찾았어요. 씻으려고 욕실에 가면서 침대 위에 올려 두었는데 핸드폰의 무게로 이불속에 포옥 파묻혔나 봐요. 다행이지만 또 다행스럽진 않네요. 나의 기억력 괜찮은 걸까요?


해야 할 일들이 좀 있어서 러닝을 미룰까 했는데 미룰 수가 없었어요. 치매 예방 차원에서라도 달려야 했지요. 뇌를 치료하는 의사 러너 정세희 교수님이 말씀하셨거든요. APOE라는 치매 유전자가 있다 해도 치매가 반드시 발현되는 것은 아니라고.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두뇌 활동보다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 뇌의 대사 활동에 더 좋다고.

아.. 한 달 전 읽었던 책인데 그래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보니 나의 기억력 아직은 괜찮은 걸까요?


핸드폰과 현관문 덕분에 오늘도 달렸네요.

몸을 움직여야 뇌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내일도 달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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