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 정우주. 정우주, 정현우. 이 두 선수의 이야기는 어느정도 결정이 됐다는 소식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키움의 선택은 정현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것.
높은 완성도와 성장세의 150 좌완을 선택한 키움은 안우진/정현우의 향후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화의 선택은, 155가 넘는 광속구 우완, 정우주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팬들의 눈이 쏠리는 곳은 3번째, 삼성의 선택일 것 이다. 이 선택지만큼 격전과 역전의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는 3픽은 아마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배찬승이였다가, 김태형으로 돌아, 김태현이 치고올라오던 중 다시 돌아온 배찬승.
이 세 선수에 대한 삼성의 선택에 따라 아래 두 팀, 기아까지는 민감하게 반응이 가능하기에, 많은 팬들의 이목이 현재 이 3번째 픽으로 쏠려가고 있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건 의견이 다들 갈리는 상황이기 때문.
오늘은, 이 듣기만 해도 복잡한 3번째 픽의 향방에 대해 살펴보고, 예상해보고자 한다.
'어차피' 삼성은 김태형?-덕수고등학교 김태형 (우완투수)
가장 오랫동안, 3등의 자리에 서 있던 사나이였지만, 지금 누구보다도 위협받고 거취를 알 수 없는 사나이, 덕수고등학교 우완투수 김태형이다.
우완정통파로 떨어지지 않는 스태미너와 구속으로 2학년 시절, 노히트노런까지 기록한 적 있던 김태형은, 시즌초에서 중반까지 계속해서 꾸준한 페이스를 이어나가며 사실상 3픽으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다.
당초 '덕수고 징크스'라는 우려도 정현우와 나눠던지며 어느정도 불식시켰고, 완성된 사이즈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공들이 기존 경쟁자였던 서울고의 김영우, 배명고 박세현, 비봉고 박정훈 등이 점점 최상위에서 멀어지는 사이 김태형이 홀로 3순위라는 이름에서 고고하게 떨어지지 않게 해주었다.
당초 초반에는 5순위즈음에서 본인의 고향팀이기도 한 기아 타이거즈 지명이 유력해보였으나, 점점 본인의 가치를 끌어올리며 3순위 안정권까지 이뤄냈었다.
부드러운 투구폼과, '완성형 즉전감'이라는 부분에서, 155를 한 번 찍었던 선수이지 않고 150을 몇 이닝이고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선수라는 부분에서 스카우터들에게도 실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랬던 그의 입지가 흔들리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닌 막판 몇 경기에서의 부진이다. 경동고/안산공고/인창고 와의 잇따른 3연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체력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던 부분이 김태형의 견고한 3순위에 균열을 내게 하였고, 이어 다시 치고 올라오는 배찬승의 기세가 김태형을 더더욱 3순위에서 흔들리게 하였다.
하지만 아직 팬들의 평가와는 다르게 삼성 스카우터들은 김태형을 조금 더 높게 사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상황에서, 김태형이 정말 3순위에 뽑히려면, 배찬승의 이른바 '떡상' 추세가 조금 더 잦아들어야 하겠지만, 다가올 청소년 대표팀에서 김태형이 '안정화'된 모습을 보여줘야할 것 이다.
'치타'의 재역전? 성골은 바로 나!-대구고등학교 배찬승 (좌완투수)
정우주가 떠오르기 전까지, 이번시즌, 실험을 해보기 전까지 정현우와 투탑을 이루었던 그 남자. '치타가 될 남자' 배찬승이다.
사실 겨우내 평가는 전체 1번이였다. 정현우와 1순위를 앞다투던 그 남자가, 정우주라는 새로운 선수가 올라오고, 김태형, 김영우, 박준순, 박정훈, 김태현이라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오던 상황에, 이중키킹 등 새로운 실험과 더불어 기록 저하로 인하여 평가가 많이 밀리게 되었다.
그러나 혹자들이 말하듯, '치타'가 뒤에서 고고히 혼자 치고나갈 준비를 하듯, 배찬승은 그렇게 뛰어나갈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듯 이를 갈았고, 봉황대기가 되자, 다시 뛰어나가기 시작한다. 기존 실험을 진행하던 이중키킹을 버리고 다시 원래 투구폼으로 돌아온 후, 최고구속 152km에 엄청난 변화구 완성도를 뽐내며 좋은 모습을 보였고, 당초 가장 팬들이 원하고 있던 3픽을 찾아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현재 청소년 대표팀까지도 활약을 이어가며, 대만전 3.2이닝 7탈삼진으로 분투했으나 아쉽게도 타선의 빈공으로 패배하게 되었다. 사실 팀은 패배했지만, 그 속에서 삼성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대구고 성골'의 호투였다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사실 분명 사이즈적인 아쉬움이 있고, 이미 저점을 한 번 보여줬던 선수이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며, 구단들 사이에서도 불펜, 선발 여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모두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쓰려면 지금 당장 바로 쓸 수 있다.'라는 부분이다. 안정적인 투구폼과, 높은 구속의 직구, 그리고 완성도 높은 변화구 까지. 물론 대놓고 보이는 쿠세와 기타 부분들은 교정의 필요가 있겠지만, 그리 오랜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선수가 삼성에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큰 메리트는 바로 '성골'이다. 성골의 150 국제전 호투, 이미 이종열 단장도 관심을 갖고 있고, 팬들의 목소리도 아마 알고 있을 것 이다. 과연 '치타'배찬승의 순번이 어디가 될 것인지. 남은 청소년 대표팀 경기가 정말 중요하게 되었다.
가고싶은 팀에 갈 수 있을 것인가, 영광스러운 상위픽을 얻을 것인가?-광주제일고등학교 김태현 (좌완투수)
'KIA타이거즈에 입단하고 싶습니다.'
광주에서 야구하기 위해 유급을 각오하고 광주에 남았던 소년이 드래프트에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잘한다. 바로 광주제일고 좌완투수 김태현의 이야기이다. 초반엔 권현우, 내년을 기대하면 김성준이 기대가 되던 상황에서, 깔끔한 투구폼과 능수능란한 경기 운영으로 등장한 좌완 김태현은, 단숨에 3픽 후보까지 치고 올라오며 현재는 사실상 '정배'취급을 받고 있다.
물론 유급을 당하여 청소년 대표팀엔 나가지 않지만, 고등학생 중 유일하게 u23대표팀에 뽑히며 그 진가를 인정받은 상황이다.
사실 시즌초반만 해도 이 선수에 대해 그렇게 관심도가 높진 않았다. 당연히 지명이 될 것 같았지만, 상위권에는 불릴거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아마 없을 것 이다. 그러던 중, 구속을 140중후반대까지 끌어올리고, 안정적이였던 경기 운영능력에 구속까지 더해져, 현재의 평가에 이르게 되었다.
모 고교야구 감독은 정우주보다도 김태현을 먼저 둘 정도로 김태현의 가치는 그야말로 '떡상'했다고 볼 수 있을 것 이다. 우선 안정적인 피지컬에, 안정적인 투구폼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고향 선배인 양현종의 느낌도 어느정도 나면서, 거기서 나오는 좋은 직구 구위 또한 팬들의 구미를 사로잡고 있다.
물론 이 선수 또한 우려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갑자기 늘어난 구속이니만큼, 프로에 왔을떄 다시 구속이 확 낮아질 수 있는 우려와, 유급 경력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이정도 덩치의 선수가 구속이 늘어난다면 증속의 확률은 더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올라온 그의 상승세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력, 위기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은 유급 1년이 주는 효과가 이렇게 큰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이다. 현재 평가에서, 그는 원하는 고향팀에 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드래프트가 아직도 9일이나 남은건지, 9일밖에 남지 않은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기간 삼성은 무조건 골머리를 싸매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안뽑을 이유도 없이 좋은 모습으로 올라온 광주일고의 김태현, 전통의 3픽 후보 덕수고의 김태형, 팬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성골의 배찬승까지. 필자의 생각으론 김태현으로 조금 기운듯한 느낌이 들지만, 드래프트는 지명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두고봐야할 것 이다.
롯데는 삼성의 선택에 따라 고민이 덜해질 예정이다. 기존 롯데의 지명 특성을 보았을때, 언더사이즈 선수에는 큰 관심을 주지 않았던걸 생각하면, 배찬승이 3픽에서 뽑히는게 아닌 경우에는 김태형, 김태현 중 남는 선수를 뽑을 것 같다는 팬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솔직히 가장 편한팀은 기아타이거즈일 것 이다. 김태현, 김태형, 배찬승 셋 중 한 명은 무조건 기아타이거즈 순번까지 온다는 것이 담백한 팩트이고, 기아가 다른 선수를 염두하고있는게 아니라면 무조건 한 명은 내려오기에 그냥 그 선수를 편안하게 지명하면 되니까. 심지어 배찬승은 이미 지켜보고 있었고, 김태현은 성골, 김태형은 전라도 출신이다.
사실 기아타이거즈의 5픽까지는 이정도의 선수가 내려오기 쉽지 않은 순번이라는걸 모두 알고 있을 것 이다. 솔직히 기아타이거즈 이후에도 154까지 나오는 좌완, 고교 최초 50안타 달성의 타자, 156까지 나오는 원석형 우완까지.
이번 드래프트만큼 좋은 자원을 채갈 기회가 높은 드래프트가 있었나? 하는 생각도 솔직히 마음 한 켠에서 드는 것 같다.
당장 스펙만 들었을때도 어마어마한 선수들이기에, 이 선수들이 꼭 프로에 와서 좋은 대우를 받고 안정적으로 정착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마음.
누가 어느팀에 가게 되었건, 그들이 목동에서, 신월에서 쏟아냈던 '순수함'이 '우수함'이 되어 한국야구를 빛내주기를. 간절히 바래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