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에서 본 리더십
회사가 어렵습니다. 작년 대비 매출이 15~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범한 월요일 주간회의 시간이었습니다. 파워포인트와 엑셀을 열고 보고를 준비하는데, 대표님이 갑자기 컴퓨터를 끄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짧고 굵게 회의를 끝내자고 하셨죠.
그런데 그 후 거의 한 시간 동안, 대표님은 오전 팀장급 회의에서 나왔던 영업 전략 안건을 시작으로 근 5년간 쌓인 서운함과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말씀하셨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영업 내부가 정리되지 않은 채 고착되어 신규 시장 개척이 아닌 땅따먹기만 반복되고 있다는 점. 팀 간 경쟁만 심화되고 발전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AI로의 전환을 따라가지 못해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점.
셋째, 관리자급이 예전보다 엉덩이가 무거워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대표님은 선포하셨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영업팀이 내부적으로 전략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대표가 직접 개입하겠다고요. "환골탈태"를 위해 환골도 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였습니다.
이 회사를 다닌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리더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분명 선견지명이 있어 보입니다. 위기를 감지하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변화를 요구할 줄 압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서 대표를 보필해야 할 이사와 팀장들의 역량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영업 이사는 소위 '잡은 걸 놓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과 조금이라도 엮인 사업이 있으면 막무가내로 가져가거나 빼앗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사가 속한 팀의 팀원들은 업무에 치여 고생하죠.
우리 팀 팀장님은 어떨까요. 15년 넘게 함께 일했지만 이사와의 관계 회복은 하지 못했고, 리더로서 팀을 챙기기 위해 나서기보다는 싸움을 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좋은 리더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대표의 비전이 아무리 탁월해도, 중간 리더들이 합심하여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조직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무를 하는 저 같은 사람들은, 스스로 방향을 정해 돌파하거나 갈피를 잡지 못해 도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정말 중요합니다.
1년 차 사원의 눈에 비친 리더십, 언젠가 제가 누군가의 리더가 된다면, 오늘 본 이 장면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