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완벽을 해고하기로 결했습니다

완벽주의 내려놓기

by JuD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게 왜 이리 힘들까요?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기록을 남기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하얀 모니터 앞에서 손가락이 얼어붙곤 합니다. 마치 AI 프로를 사용하면서도 정작 "뭐라고 시켜야 하지?" 고민하며 멍하니 있는 제 모습과 비슷하달까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대단한 인사이트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시작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이 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천천히 읽다 보니, 정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더군요. 압박감을 내려놓고 제가 찾은 3단계 변화를 공유해 보려 합니다.


1단계: '인사이트'라는 거창한 이름표 떼어내기

처음에는 마치 교과서 같은 정답만 적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은 쓰는 저조차 재미가 없고 딱딱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제 안에 있던 완벽주의를 내려놨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완벽한 글'을 적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거든요. 완벽주의를 내려놓는 대신 제가 일을 하며 느끼는 감정과 고민을 솔직하게 적어보기로 했어요.


거창한 지식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늘 이런 실수를 해서 속상했다'는 고백이나 '이런 칭찬을 들어서 기뻤다'는 사소한 기록이 오히려 누군가에겐 따뜻한 위로의 꽃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2단계: 내려놓음으로써 보이는 일상 속 인사이트

마음이 편해지니 글의 소재는 저절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떼 지어 날아가는 철새를 보며 깨닫는 '리더십의 본질'

스타벅스 아르바이트생에게 배우는 '영업 비법'

거창한 사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일상의 사소한 조각을 업무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연결하는 과정 자체가 제게는 큰 공부가 되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일들이 '글감'이라는 유의미한 콘텐츠로 변하는 순간이 즐거워졌습니다.


3단계: 정보 너머, '나만의 시선'이라는 전략 세우기

어떤 내용이나 주제를 적든 간에 결국 글이란 본인의 생각과 관점을 담는 일입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단순한 지식 그 자체보다, '그래서 당신은 이 정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궁금해합니다.


똑같은 현상을 봐도 나만의 가치관을 거쳐 해석해 낼 때, 비로소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살아있는 글이 나옵니다.


글쓰기는 나만의 시선을 더해 세상을 해석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영역이자 묘미가 아닐까요?


브런치에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제가 일을 대하는 태도를 정립하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여전히 제 글이 부족해 보이고, 발행 버튼을 누르기 전 주춤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글 하나보다, 부족하더라도 솔직한 글 여러 개가 주는 힘을 믿어보려 합니다.


글은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그리고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쓰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저는 저만의 속도로,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깨달음을 하나씩 적어 내려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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