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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Jan 30. 2023

#9. 영어 자신감을 확 꺾어 버리는 우리나라 영어

: 영어로 먼저 말을 건네 본 적이 있나요?(3부)


❚ 우리 아이 영어 자신감을 확 꺾어 버리는 우리나라 영어 교육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들은 절대적인 영어 시험 점수 때문에 그들의 우수한 영어 능력이 과소평가 당하는 경향이 있다. 영어 시험은 대부분 영어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서술형 평가랍시고 내는 것들은 대부분 작문이다. 그리고 채점 기준은 철자, 문법 오류 개수를 세어 감점시키는 식이다. 철자나 문법 오류 등으로 중요한 시험에서 점수를 감점당한 트로마를 겪은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들에게 영어 자신감은 좀처럼 생길 수 없다.


게다가 영어 공부라고 하면 맨 먼저 문법 공부부터 하기 시작하니 영어를 자신 있게 말하기도 전에 입을 틀어막게 만든다. 한국식 영문법을 조금도 접하지 않은 중2 아들은 그런 지식 없이도 수능 1등급이 나왔다. 확언하건데, 한국식 영문법 몰라도 수능영어를 잘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교 내신 영어에서는 여전히 문장형식을 운운하는 상황이라 정말이지 할 말이 없다. 비록 현직 영어 교사이지만 그 문장 형식을 모르면 마치 영어 바보가 되는 듯이 취부하는 학교 영어에 강한 거부감을 숨길 수가 없다. 문장 형식 몰라도 얼마든지 영어를 잘 할 수 있다. 심지어 수능영어도 잘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의 영어 교육은 참 암담하다. 다들 하나같이 그 문장 형식을 읊고 있다. 말도 안되게 세분화된 한자 투성이의 문법 용어로 영어 학습자들의 자신감을 탈탈 털어 없애고 있다.


나 역시 그 희생자인 듯 하다. 미국 현지인들과 그 끝 없는 수다를 떨 때 그들은 누구도 나의 문장 오류를 지적하지 않는다. 내가 하는 말의 내용에 집중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몰입도가 엄청난 그 수다 한 가운데에도 ‘앗~! 방금 문장에 s를 넣었어야 하는 데 빠뜨렸네’하며 스스로 자책하는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다. 정말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트로마에서 헤어나는 길은 없는 걸까?      


❚ 어떻게 하면 영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까?

위의 연구에서도 알게 된 바이지만 영어 자신감이 있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영어 점수가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어로 먼저 말을 건네는 정도의 자신감은 수능 영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라고 절로 생기진 않는다. 영미권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라고 그런 자신감이 다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른 언어나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크게 세 가지의 것이 필요하다. 1)일정 수준의 능숙도, 2)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 키우기, 3)소위 컴포트 존(comfort zone: 안전지대/ 편안함을 느끼는 지대)에서 벗어나려는 마음 자세이다.      


1) 일정 수준의 영어 능숙도

제대로 된 영어 자신감을 가지려면 일정 수준의 영어 능숙도를 도달시켜야 한다. 본인의 성향에 맞는 연습 방법을 골라 일정 시간의 연습량을 감당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 나면 스스로 뿌듯함이나 영어를 좀 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내성적이거나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 비록 내성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부분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저절로 영어 자신감과 자존감이 올라가게 되어있다.  고3 겨울 방학, 지극히 내성적이던 나는 다음의 방법을 통해 영어 자신감을 크게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영어 자체의 능숙도 훈련: shadowing/ 많은 통문장 표현, 유용한 표현, 패턴을 입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연습하기/매일 입으로 후루룩 말하는 연습      

영어로 말해보는 습관 기르기: 혼자말 해보기. 일상의 상황에서 영어로 말하는 상상하며 하게 될 영어 문장을 머리로 되내어 보기. 어떤 말을 할지 미리 예상하며 그걸 머릿속으로 영어로 해보기. 막히는 부분에서 미흡한 영어 단어 보충하기.

다양한 매체의 노출로 어휘, 표현 익히기: 다양한 인풋을 통해 아~ 이럴 땐 이렇게 영어식 표현이 있구나~“하는 표현은 단어장에 정리하기      



2) 국제적인 관심도(international posture):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 정도

자신의 관심사를 국내에 국한 시키지 말고 자신을 다른 나라/사람과 연결 시키고 그곳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한다. 앞에서 말한 ‘일정 수준의 영어 능숙도’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은 미국 유학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영어 자신감 키우기 방법이다. 게다가 일정 수준의 영어 능숙도가 생기면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은 저절로 높아지게 되어 있으니 일단 일정 수준의 영어 능숙도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역시 그랬다. 그렇게 영어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나니 마음 속에 슬금슬금 그 영어를 실제 사람들과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샘 솟았다.      


애초에 미국 유학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막대한 학비와 생활비를 내면서 몇 년의 해외생활을 감당할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세라는 나이가 인생에서 주는 삶의 전환점같은 느낌, 그리고 열심히 연습한 것을 평생 소원인 해외 유학을 하며 실제로 사용해 보고싶은 갈망,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삶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는커녕 생각하면 할수록 더 커져만 갔다. 위 연구에서 말한 국제적인 관심도(international posture)가 나에게도 엄청 높아만 갔다. 평소 영어 능력을 높이기 위한 동기도 높은 덕분에 일정 수준의 유창성을 갖추었다.      


3) 소위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벗어나려는 마음 자세

막상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스스로를 푸시해야 한다. 아무리 영어 능숙도가 어느 정도 된다 하더라도 실제 영미권 현지에 가서 영어로 말하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절로 먼저 상대에게 영어로 말 할 용기가 생긴 건 아니었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 현지인과의 교류를 회피하면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나 스스로를 많이 푸쉬하려 했다. 나의 컴포트 존에서 벗아나기 위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나의 경우는 엄청난 학비를 내가며 살아가는 매일이기에 아주 기를 쓰고 그들과 교류를 하려고 열심을 떨었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현지인들이 나에게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비록 내가 외국인이지만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그냥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마음이 내가 미국 유학 생활 5년간 얻게 된 그 많은 소중한 경험과 얻은 결과의 시작점이었다.    

  

❚ 우리 아이의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영어가 안 느는 것 같다구요??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영어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안 느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영어는 일정 수준의 연습, 노력,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성격을 이유로 영어 공부를 포기하거나 피하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청소년기의 학습자들 중에는 내향적인 성향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영어 시간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감히 영어로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 그런 나이대의 학습자들에게는 위에서 제안한 방법을 해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정말 방구석 영어 공부가 답이다. 일정 기간 방구석에 혼자 하는 영어 공부가 훗날 다른 나라 사람과 소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결정적인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

 

❚ 위 내용에 관한 유튜브 영상입니다.  ^ ^

https://youtu.be/9HruvpXwt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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