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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Jan 30. 2023

#10. 아무말 영어 대잔치

: 영어로 먼저 말을 건네 본 적이 있나요?(4부)


❚ 영어로 의사소통하기 딱 좋은 시대

<Ethnologue: Languages of the World>는 2022년 세계 언어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리스트를 발표했다. 영어가 1위 (15억명)이고 중국어가 2위(11억)명 이었다. 하나의 민족이 사용하는 중국어를 제외하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언어 중에 가장 사용자가 많은 언어가 영어라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어 사용자 수를 현재 세계 인구(UN의 11월 보고자료, 80억명)와 대비하면 18.75%로 거의 20%에 가까운 숫자이다.     


출처: https://www.ethnologue.com/guides/ethnologue200

*참조: 에스놀로그(Ethnologue: Languages of the World)는 국제 SIL (공식적으로는 하계 언어학 연구소-Summer Institute of Linguistics로 알려져 있음)의 웹 및 인쇄 출판물로서, 주로 화자들에게 본토어로 성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언어들을 연구하는 기독교 언어학 봉사 단체이다.     


한편, W3Techs는 “World Wide Web Technology Surveys”로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웹 플랫폼과 프로그램 등의 사용통계를 리서치해서 공개하고 있는 연구 단체로  W3Techs (https://w3techs.com의 공식적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상 정보의 57.7%가 영어로 전달된다고 한다.  또한 기술과 과학의 정기 간행물들의 50% 이상이 영어로 전달된다고 한다.

<출처> Historical trends in the usage of content languages for websites, W3Techs (2023. 01.01)

영어, 세계 공용어(Lingua Franca)

이 정도 되면 영어가 바야흐로 세계 공용어로서 역할을 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위키 피디아에 의하면 세계 공용어(Lingua Franca)는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이 상호 이해를 위하여 만들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어느 한쪽의 모국어이거나 제3의 언어일 때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 양쪽 국어가 혼합되고 문법이 간략하게 된 것이 많다. ‘링구아 프랑카’라는명칭은 중세 시대 십자군이나 무역업자들 사이에서 사용된, 프로방스어를 중심으로 한 여러 언어의 혼합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기사(https://www.npr.org) 하나를 발견했다.

<출처>https://www.npr.org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의 말은 소위 문법적 오류가 많이 발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막힘없는 소통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 공간에 영어 원어민이 들어와 엄청 빠르고 은어(특정 부류의 사람들 사이에 통용되는 말이나 용어)나 숙어 표현를 사용함과 동시에 소통은 서서히 멈추게 된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Heather Hansen은 원어민이 아닌 사람들은 쉬운 단어나 구문을 사용해서 모든 사람에게 이해가 되도록 한다는 사실을 영어 원어밈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나의 미국 현지 유학 생활의 경험으로도 상대가 영어 원어민일 경우 영어 의사소통이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았다. 아마도 위의 기사가 지적한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영어 구사자인 그들 앞에서 영어 자신감을 갖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렵기도 했다.


상대가 나처럼 영어 원어민이 아닐 경우 상황은 많이 달랐다. 대체로 나의 어휘 수준과 그들의 어휘 수준은 비슷했기 때문에 대체로 대화가 다 이해가 되었다. 이런 이유로 대학원 시절 힘든 통계학 과정은 대만 출신 여자 교수님이 인기가 아주 많았다. 이는 미국 현지 학생들에게도 그랬다. 그분의 설명은 아주 쉬운 영어 단어로 어려운 개념을 설명해줬기 때문에 학습자에게는 최고의 교수였다. 게다가 이해가 힘든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할 때에도 그 교수님도 나도 완벽한 영어 구사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영어 자신감은 상대적으로 쉽게 높을 수 있었다. 덕분에 힘든 통계학 수업을 잘 이수했고 나의 박사 논문 중 데이터 분석 파트를 할 때 그 교수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자신 있게 우리도 말하면 된다.     

어차피 영어 원어민은 어차피 소수에 불과하다.

<출처> https://lemongrad.com

위의 통계에 따르면 영어로 말하는 대화의 딱 4%만이 원어민 대 원어민과의 대화라 한다. 그럼 나머지 96%는 원어민이 아닌 사람이 포함되는 대화인 셈이다. 이 숫자는 아주 엄청 고무적이다. 우리가 대체로 넌네이티브(non-native)와 영어로 소통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제 상대도 나도 구지 어렵게 원어민이 쓰는 표현이나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쉽고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줄 아는 능력이 무엇보다 절실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영어 하기 쉬운 시대에 우리 자녀의 영어 자존감을 높이고 세계 시민으로 역량을 키워야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이제 더 이상 학교 문법 문제를 틀렸다고 아이를 윽박질러 그 보석같은 영어 자존감을 깍아 내릴 것이 아니다. 지혜로운 부모라면 계속해서 아이가 국제적인 마음(International posture)를 가지고 영어가 세계인들과 소통하는 유용한 도구임을 알게 해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직 대한민국 학교 영어는 이런 시대 흐름을 따라 잡지 못 하고 있다. 영어 교사들의 역량의 문제 일 수도 있지만 언제고 인재 선발의 미명아래 문법을 강조하는 영어 시험, 그리고 어려운 영어 지문 독해력만을 고집하는 현 시스템에서 이런 세계적인 트렌드는 반영될 날이 요원하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교육에서만 이뤄지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렇게 방치 해두어서도 안 될 일이다. 무엇보다 지혜로운 부모의 역할이 아이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 필수 요소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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