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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Feb 08. 2023

#8.다섯번째 엄마표영어 티타임후기

:솔직한 분의 마력

 새로 오신 두 분

엄마표 영어를 시작한 지 어느새 한 달이 넘어 다섯 번째 모임을 가졌다. 모임 중반에 참여하시기 시작한 분의 소개로 오늘은 또 새로운 분들이 오셨다. 한 분은 두 아이를 제법 다 키운, 육아의 진도를 많이 나간 분이셨다. 하지만 본인의 영어 사랑은 남다르신 분이셨다. 혼자 공부하기가 힘들어 함께 해보기로 하셨다고 했다. 또 한 분은 두 아이의 육아로 지친, 이제 새내기 엄마였다. 정말 육아 세계의 이제 초년생과 말년 생이 이 모임에 새로이 오셨다. 이것만 봐도 우리 모임의 나이 스펙트럼은 과연 넓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통점이 있다. 영어 공부를 즐기고 싶고 자녀 교육에 늘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솔직한 분의 마력 덕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듯 한 기분이 들어 참 좋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세계인 셈이다. 그 고유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 신선하다. 누구는 남 일에 뭔 그런 관심이 많냐고 하겠지만, 난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듣기를 즐긴다. 물론 엄마표 영어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지만 참가하신 엄마들의 이야기도 듣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힐링을 하는 시간들로 꾸려가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모임에서 서로 나눌 이야기 역시 기대가 된다.     


오늘 모임 초반 간단한 시작 활동으로 ‘여가 시간에 뭐 하세요?’라는 질문을 했다. 다들 독서, 여행, 운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오늘 새로 오신 새내기 엄마는 “전 여가 시간이 없는 데요.”하며 표정이 어두웠다. ‘앗차! 그랬다. 돌쟁이를 둔 엄마들은 정말이지 여가 시간이 없는 게 맞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엄마들의 초년 시절의 노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 낯설어 하던 분위기가 많이 풀렸다.      


오늘 새로 오신 또 다른 엄마는 이미 첫째가 대학생이라고 하시며, 자기는 아이랑 놀아 주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는 것도 힘이 들어 그냥 책 뒤로 숨었다고 했다.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줬으나 그건 서로에 대한 정서적 교감이 없이 그저 사무적인 책 읽어주기에 가까웠다고 토로하셨다. 아이는 늘 집콕하는 집돌이고 남자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랑 어울려 노는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염려되어 심리상담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셨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아이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고 아이의 성향을 고스란히 인정해줬을 것 같다고 한다. 아이만 보면 남들과 달라 늘 불안했는데, 그걸 그 아이의 성향이라 여겼으면 더 내 마음이 평온했을 것이고 그러면 아이의 불안도 없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그분의 솔직한 이야기에 우리는 그제서야 이제까지의 만남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좀 더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다. 역시 솔직한 분의 마력은 빠져들게 되어있나보다. 오늘 처음 오신 그분의 아들은 서울의 유명 대학교 학생이라고 하시니 더욱 모임에 오신 새내기 엄마들의 귀가 쫑긋해졌다.      


자녀를 거의 다 키운 그분이 모임에 온 것은 자녀의 영어 교육 보다는 자기 계발을 위해 함께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서 오셨다고 솔직히 말씀 해주셨다. 엄마표 영어 티타임의 애초 목표 중에 가장 상위 단계의 경지에 오르신 분이니 환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의 모임에 계속 참여를 해주실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만남이 이뤄지는 그 시간들이 은근히 기대가 된다.      


이제 모임은 다섯 번째를 맞이했다. 모임 횟수가 늘어난 만큼 서로의 친교도 조금은 있어야 더 진정한 교류가 생길 것 같다. 다음 주 모임은 영어 이야기를 조금 빨리 마무리 하고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계획 해야 겠다.      


 감사의 메시지 도착

다섯 번째 모임의 참가자들은 한 방 가득 했다. 결국 남편은 문 밖으로 밀리다 시피 자리를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주에는 좀 더 넓은 강의실로 옮길 생각이나. 매주 마다 새로운 회원이 오고 이제 제법 단골 회원이 생겼다. 애초 두 달을 목적으로 시작한 나의 프로젝트가 점점 일이 크게 벌어지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오늘도 모임을 끝내고 오후에 이런 감사의 메시지까지 받았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애초 나의 기대보다 훨씬 많은 엄마들의 참여와 열심 덕분에 3월 학기가 시작되어도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스케줄을 평일 오전이 될 수 없으니 주말 오전을 활용해야 할 듯 하다. 그리고 격주로 운영해서 한 주는 지금 하는 ‘엄마표 영어 티타임’의 정규 프로그램을 기수별로 운영하고 또 다른 한 주는 ‘영어 스터티 모임’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볼 생각이다. 나의 역량과 그들의 니즈가 어떻게 또 조화롭게 피어날지 기대가 된다.      


오늘은 오랜만에 대학교 동창을 만나고 왔다. 이제 무엇을 향해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방향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정말 여러 방향을 향했던 나의 관심들이 어떻게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될지 앞으로의 10년 동안 내가 무엇을 열심히 해 볼 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엄마표 영어 티타임은 그런 여러 방향 중에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이 또 어떠한 일로 이어질지 알 수는 없다.      


매번 모임을 준비하고 모임을 끝내며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너는 지금 하는 이 일을 즐기고 있니?”

“너는 지금 이 일을 무얼 위해 하고 있니?”

“너는 지금 이 일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물음에 대한 답을 확신할 수 없다. 아직은.

하지만 매번 모임을 하고 모임의 결실을 차곡차곡 모으고 나면 위의 물음에 답을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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