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화요일] 후회에 대하여
1. 영어 원서로 읽은 영상 : 영어 자막 사용 & 새단어 뜻 풀이 제공
2. 우리말로 읽은 영상 : 우리말 자막 사용
“... the culture doesn’t encourage you to think about such things until you’re about to die. We’re so wrapped up with egotistical things, career, family, having enough money, meeting the mortgage, getting a new car, fixing the radiator when it breaks―we’re involved in trillions of little acts just to keep going. So we don’t get into the habit of standing back and looking at our lives and saying, Is this all? Is this all I want? Is something missing?.” p.137
우리 문화는 자네에게 죽음이 임박할 때까지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네. 우리는 출세, 가족, 넉넉한 돈, 융자금 상환, 새 차의 구입, 고장 난 난방기의 수리 등 자기중심적인 것들에 휩싸여 살고 있네. 그냥 삶을 유지하는 데 급급해서 수많은 사소한 것들에 얽매여 있네. 그래서 한 발짝쯤 뒤로 물러서서 ‘이런 삶이 전부인가? 이게 내가 원하는 건가? 뭔가 빠진 것은 없는가?’라며 우리 삶을 돌이켜보는 습관을 갖지 못하네.“
“You need someone to probe you in that direction. It won’t just happen automatically.” p.137
이런 방향에서 자네를 살펴줄 사람이 필요하네. 혼자서는 그런 습관을 갖기 힘드니까.
He was standing on the tracks, listening to death’s locomotive whistle, and he was very clear about the important things in life. p.139
선생님은 죽음이라는 기관차의 기적소리를 들으면서 철로에 서있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I wanted that clarity. p.139
나는 그 분명한 것을 원했다.
❚ 환불해주세요.
쇼핑을 갔다가 잔뜩 사서 온 다음 날이면 언니는 거의 매번 환불하러 간다. 후회를 하고 원상 회복을 하기를 원한다. 난 그런 언니의 습성이 참 신기했다. 곰곰이 살펴보면, 언니는 후회하는 것 자체를 아주 두려워한다. 후회할 짓이 될까봐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이기를 싫어한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벌일 때는 수도 없이 주위에 물어보고 알아보고 한다.
❚ 저돌적 행동파, U턴 거부
바로 밑인 나는 언니와 영 딴 판이다. 난 내가 하고 싶은 건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의견을 별로 묻지 않는다. 애초에 내가 하고 싶은 거였으면 그걸 하면 좋은 이유에 대한 생각에 집중한다. 그걸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서 난 인생의 좌충우돌을 하며 경험부자의 삶을 살고 있다. 괜한 고생을 하기도 하고, 왜하는 지, 남들은 이해 못하는 딴 짓도 한다. 그런 저돌적인 행동파 스타일인 지라, 나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후회를 별로 하지 않는다. 설사, 후회되는 일이 있어도,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툭툭 털어 버린다. 남편과 심한 말다툼을 하고도, 후회할 말을 하고도 난 또 코 골며 잘 잔다. 남편은 이런 나를 괘씸해한다.
❚ 남 탓 해버리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게 분명한 편이다. 그리고 세상 일은 동전 양면이라 어느 쪽도 다 장/단점이 있다. 나에게 맞는, 내가 하고 싶은 선택을 하면 그 뿐이다. 나머지는 용기 있게 감내하는 것이다. 용기가 부족할 때는 또는 감내할 인내심과 지혜가 없을 때는 신을 탓 한다.
❚ “Everything Happens for the Best!!!”
그게 사춘기 시절부터 나의 좌우명이다. 한낱 미약한 인간이기에 나는 나에게 제일 좋은 선택이 뭔지 모른다. 내가 원하는 길,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삶이 펼쳐지면 그게 좋은 선택이라 착각한다. 그건 좋은 선택이라기보다는 내가 원한 선택일 뿐이다. 하지만, 그게 좋은 것인지는 나는 알지 못한다. 뭔가 신의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을 믿기로 했다. 그래서 나의 선택(대부분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했다고 믿지만, 대부분은 내가 선택하도록 되어있는 선택이다) 또는 내게 주어진 선택에 대한 후회나 고민은 별로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그 선택 뒤에 이어질 다음 챕터를 궁금해한다. 그 다가올 펼쳐질 내 삶의 챕터에서 내가 하고 싶어질 일이 무엇일지 기대하는 편이다. 후회에 대한 나의 주관 덕분에 웬만해서는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 U턴 딱 한번만~
하지만, 평생토록 마음에서 안착해버린 후회가 딱 한 가지 있다.
엄마는 6년간 우울증을 앓으셨다. 엄마는 가끔은 정상으로 돌아오신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또 수렁으로 빠져드시는 시기도 있으셨다. 그러다가 마지막 한 해 동안은 그 주기가 아주 짧아지고, 대부분은 그 수렁 속에서 헤어 나오시지 못했다. 늘 무표정한 얼굴로 침침한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엄마를 바라보기는 참 마음이 미어졌다. 여러 차례 병원 입원을 했었으나, 그 때 뿐이셨다. 엄마의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은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었다. 연세가 드셔서 이곳저곳 아프신 부분이 생기니, 마음이 더 무거워 지시고 그러니 정신력마저도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 악순환의 고리는 밑으로 나선을 만들며 깊어지고 있었다.
집의 둘째인 나는 엄마 근처에 살았다. 다른 형제자매보다 엄마는 우리 집에 오는 걸 만만해 하셨다. 우리 아이들을 몇 년 동안이나 돌봐 주셨기도 하지만, 나와 남편은 우리 엄마의 좋은 말벗이 될 만큼 수다스럽기 때문이다. 술을 좋아하시는 아빠는 엄마의 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일주일에 몇 번씩 저녁만 되면 엄마를 혼자 두고 술 마시러 나가버렸다. 그런 날들은 엄마가 혼자 저녁을 먹을 까봐 퇴근길에 엄마를 우리 집에 오시게 해서 저녁을 같이 해서 먹었다. 그런 무표정한 엄마한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의 대화를 했다. 엄마의 눈빛은 참 마주하기 슬픈 눈빛이었지만, 난 언제나 보통의 엄마인 듯이 대하려 했다. 아무런 대구 없이 그저 무표정한 표정를 보며 이야기하기란 참 마음이 힘들다. 그래서 저녁 준비를 하며 혼잣말이 될지라도 이런 저런 말을 건네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세월이 거의 6년이 지나도록, 엄마의 병은 나이지기는커녕, 점점 깊어지고, 희망의 빛이 줄어들었다. 나의 체력도 정신력도 한계를 느꼈다. 엄마도 그걸 아셨을 거다. 그리고 당신의 존재가 짐이 된다는 자의식도 더 커졌을 것이다.
여느 때처럼 반의무감을 가지고, 그 날도 혼자 있을 엄마와 함께 저녁을 하려 했다. 우리 집에서 말고 엄마 집에 언니, 여동생, 그리고 아이들과 가서 같이 저녁으로 찜닭을 시켜 먹었다. 난 그날 미리 엄마에게 갔다. 그런데, 엄마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했다. 또 우두커니 앉아만 있는 엄마를 더 곁에 앉아서 손이라도 잡아주지 못 했다. 그리고 한번이라도 엄마를 안아주지 못했다. 그냥 나도 여느 무뚜뚝한 딸 들처럼 멀찌감치 앉아서 엄마 속 만 불편하게만 해드렸다.
그런데, 그날이 내가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날이었다. 그 저녁 밥이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식사였다. 그리고 그날 엄마는 세상 제일 가까운 사람인 당신 딸들에게도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세상에서 제일 가깝다고 자청한 그 딸도 그 엄마에게 평생에 진 미안함에 "미안해, 엄마"라는 말도 못했다. 그리고 평생에 진 빚에 대해 "고마워, 엄마"라는 말도 못했다.
나는 그날 이후 몇 년간 찜닭은 먹을 수 없었다. 여태껏, 수많은 엉뚱한 짓을 하고도 후회는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일은 도저히 후회를 안 할 방법이 없다. 후회를 하는 게 소용없다는 걸 안다. 되돌릴 수 없기에 더욱 더 무거운 후회가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후회 할 짓을 해버려서 너무 너무 후회가 된다.
모리 교수가 말 한 대부분의 현대인들 처럼, 나 또한, 늘 삶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수많은 사소한 것들에 얽매여 살았다. 그런데, 바보처럼 제일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만나서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미 때 늦은 후회가 되었지만, 되돌이킬 수 없는 수 많은 것 들 중에 무엇은 소중하게 여겼어야 했는 지, 그리고 삶에서 우선 순위로 둬야 할 것이 뭔지 그제서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Everything Happens for the Best????”
대부분의 일들이 신의 선한 계획이라고 단정하며 넘겼다. 그런데,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이 신의 깊은 뜻이 있었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Everything Happens for the Best 라고?? 나의 좌우명에 물음표가 생겨버렸다. 신의 뜻이라 취부하기엔 내 탓인 게 너무 많다.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