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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Sep 13. 2023

#31. 엄마표 영어 스터디 열두번 째 모임 후기

: 나와 유명한 인플루언서와의 만남

❚결석은 어쩔 수 없어.

지난 번 모임과 달리 이번 모임에는 이런 저런 상황으로 결석이 좀 있으셨다. 특히 오늘의 생활 영어 표현을 맡아주시기로 하신 분은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피치못하게 결석을 하시게 되었다. 서울까지 가셔야하는 상황이지만 모임 진행을 염려하셔서 해주시려던 생활 표현을 이메일로 보내주셨다. 그저 취미 생활과도 같은 모임이지만 하찮게 여기지 않는 마음이 참 감사하다.      


한 해의 삼분의 이가 지나가는 이 시점에는 3월의 힘찬 다짐도 많이 그 힘을 잃을 법도 하다. 게다가 우리 멤버의 대부분은 세상 바쁜 엄마들이다. 육아에 아이 뒷바라지에 부모님 봉양에 우리가 맡아야 할 역할은 참 많으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그런 일들만 일년 내내 한다고 하면 그 또한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내 안의 작은 배움에 대한 욕구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면 우리 엄마라는 사람들은 그저 남을 위한 존재로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 한 번 힘을 내어 본다. 우리의 순수한 배움의 욕구를 못 본체 하지 않고 남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나 스스로를 위하는 나를 만들기 위한 엄마들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먼 훗날 내가 이 바쁜 일상을 뒤로 하고 퇴직이라는 걸 하고 나면 그땐 정말 이런 영어 스터디 모임이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질까? 상상하면 이 모임의 귀함이 절로 느껴진다.      


❚오랜만에 오신 분들 

주로 오시던 분들이 몇 분 결석하시는가 하면 이번 모임에는 오랜만에 오신 분들도 계셨다. 중간 중간 새로이 가입하신 분도 계시고 드문 드문 오시는 분도 계시고 아주 가끔씩만 들러시는 분들도 계신다. 나는 그 모든 이들과 이젠 어느 정도 친근함을 느끼지만, 멤버들은 서로 들어온 시기가 달라 살짝 낯가림을 하시는 분들도 보인다. 스터디 시작 전과 후에 스몰 토크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시간적 제약이 다소 있는 관계로 서로 친해질 만큼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 한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쉽다. 스터디모임이지만 서로 정서적 친밀감을 나누지 못 하고 그저 영어 학습적인 부분만을 강조하는 건 애초에 내가 희망하던 모임이 아니다. 이 부분을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새로이 10월부터 12월, 세 달 간의 멤버쉽을 갱신하면서 열정이 있는 분들로 모임이 거듭날 수 있길 바래본다. 또 한편으로 겨울 방학 시즌에는 온라인 멤버도 모집해 볼 예정이다. 오프라인 모임과 온라인은 각각 특징이 다르다. 그렇지만 각 그룹 멤버들끼리 친교와 성장 모두가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엄마표 영어 강연 참석

이번 모임을 끝내고 오후에는 엄마표 영어로 유명한 효린 파파님의 강연을 다녀왔다. 효린 파파님은 중고등학교 영어 교사로서 엄마표 영어를 위해 아주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분이다. 2년 전부터 그분의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현직 영어 교사 출신의 강사이기에 그의 횡보에 아주 관심이 많았다. 요즘은 커뮤너티를 형성하고 그안에서 활발한 소통이 있어야 진정 인플루언서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엄마들과 소통을 하시는 그 분께 배울 점이 참 많다. 그러던 중 그 분을 직접 만날 좋은 기회가 생겼다. 역시 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많은 분이라 그런지 200명 정도를 수용하는 강연장이 가득했다. 강연의 내용도 궁금했지만 나는 강연의 흐름, 형식 등도 어떨지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았다. 과연 강연을 많이 한 분이라 강연 스킬이 좋았다.      


몇 달 전에 나의 첫 책을 그분께 우편으로 보내 준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직접 얼굴을 뵙고 인사도 드릴 겸 싸인도 받을 겸 강연 끝까지 남아 그분과 짧은 인사를 했다. 다행히 내 책을 기억해주셨다. 그분의 책을 구입하지 않아 현장에서 나눠 준 수첩에 싸인을 받아 죄송하긴 했다. 짧은 인사 끝에 문의 사항이 있는데 이메일을 해도 되냐고 하니 그러라고 하셨다.      


내친 김에 휴일을 보내고 바로 월요일 오후에 이메일을 썼다. 그 분은 육아 휴직 중이지만 아주 왕성한 강연과 강의를 하시는 분이라 늘 마음 속에 현직 교사로서의 복무 규정을 어떻게 잘 해결하는 지가 궁금했다. 어떻게 보면 참 예민한 부분일 수 있지만 용기를 내어 이메일로 문의를 드렸다.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여기 공유해봅니다.         

      

효린파파님의 이메일 답장


그런데, 이메일의 끝자락에 놀라운 소식을 전하셨다. 이제는 의원면직 즉 사직서를 내고 자유인이라고 하신다.      


❚열정과 용기

얼마나 많은 생각과 결단이 필요했을까? 이메일을 읽고 나서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같은 현직 교사로 그분의 행보를 닮아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비록 나보다 10여년이나 후배 교사이긴 하지만 그분의 열정과 용기가 참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젠 그분은 자유인이니 나와는 이제 상황이 같지가 않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군가는 용기가 깜깜한 밤 바다에서 혼자 노를 젓는 것이라고 했다. 방향도 알 수 없이 그저 고단한 오늘의 노를 저어가는 그 느낌이 확 와닿았다. 효린파파님에게도 그런 세월이 분명 있었겠지. 하지만 이제 밝은 등대를 따라 열심히 항해를 하시는 그 분이 사뭇 부럽기도 하다.      


지금 나는 밤바다에서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나에게도 작은 빛이 언젠가는 비추어지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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