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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Sep 26. 2023

#32. 엄마표 영어 스터디 열세번 째 모임 후기

: 올해 3분기 모임을 무사히 마치고 마침내 4분기를 향해

❚3분기 모임의 마지막 스터디 모임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2학기가 접어든 지도 한 달 가량 지났다. 여기 저기 여름 휴가 가족 모임과 여행으로 분주한 여름이 끝났다. 엄마들도 다시 학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생활의 리듬을 되찾으신 듯 보였다. 이번 토요 모임에는 괜히 가을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프리젠테이션 테마도 가을 가을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엄마들도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려는 듯 고구마, 땅콩, 포도 같은 가을 먹거리를 들고 오셨다. 물론 갓 구운 빵도 늘 빠짐이 없다. 맛난 간식과 커피를 먹으며 우리는 또 그렇게 한 번의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 시작 전 늘 스몰 토크가 길어져서 막바지에 TED영상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스몰 토크를 조금 덜 하고 바로 오늘의 표현을 시작했다. 역시나 엄마들은 열심이시다. 내가 중요 표현을 통째 억양을 살려 연습해보자고 하면 연신 잘 따라 해주신다. 9개월의 연습 덕분에 엄마들은 이제 제법 자신감있게 암송하신다. 서로 낯선 사이도 아닌지라 이젠 서스럼없이 둘둘 짝을 지어 영어로 대화 읽기 연습도 즐기신다. 그때 만큼은 다시 예전 학생시절이 떠오르시는 지 얼굴이 해맑으시다.   

   

❚나의 첫 책 <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영문법> 일독을 끝내며

오늘 모임을 끝으로 나의 첫 책 <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영문법> 공부도 마감했다. 엄마들에게 이 책 내용은 참 신선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다들 기꺼이 마음을 활짝 여시고 자녀들의 영어 공부를 위해 직접 배우는 것을 마다하시지 않았다. 우리나라식의 영문법 즉, ~적 용법으로 가득한 설명은 초등, 중학생 아이들에게는 도무지 외계어이다. 일제 시대에 건너온 일본식 영어 문법은 어느덧 한국식 영어 문법이 되어버렸고, 그건 우리 아이들을 원어민들의 영어 학습법과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든 장본인이다.    

  

영어 문장의 기본 형성 원리를 ‘~적 용법’이 아닌 선그림으로 시각화 하는 원어민식 문장 diagramming(선 그림)은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는 적극 권해주고 싶다. 우리 두 아이도 미국 초,중학교에서 문장 다이어그래밍을 배웠다. 나 역시 미국 대학원 영어 교육과 석사과정에서 그 문장 선그림 방식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고 문장 구조를 파악하는 데 기가 막힐 만큼 편리한 방식이다.      


내 책을 구지 구매하지 않아도 좋으니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 검색에 sentence diagramming이라고 검색을 한번 해보길 권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마르고달도록 외우는 그 영어 문법서가 다른 세상 사람들의 영어 문법 학습과는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 지 한 눈에 알게 될 것이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8413320


https://youtu.be/mwDNiZsItbo?si=gvQcgup6mFB8nbMu

우리나라에서 영어 교사를 20년가량 한 나로서는 2016년 미국 유학 당시 처음으로 알게 된 문장 선그림(Sentence Diagramming)은 나에게 신세계 발견과도 같았다. 그래서 귀국 후 다른 무엇보다 영어문장 선그림(Sentence Diagramming)은  학습서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우리의 본능 때문에 동료 영어 교사들도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영어 전문가인 교사들보다 더 큰 관심을 보이신다. 나의 엄마표 영어 스터디 모임에 오시는 엄마들이 그랬다. 비록 본인들은 한국식 영문법으로 영어가 싫어졌지만 자녀들 만큼은 새로운 접근법으로 영어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하는 의욕과 열의가 대단하셨다. 그런 분들에게 영어 문장의 형성 원리를 간파할 수 있도록 총 13회에 걸친 스터디에서 쉽게 선그림(Sentnece Diagramming)으로 설명해드렸다. 현재는 <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영문법>의 학습서를 출판할 계획을 하고 있다. 그 학습서가 출간되고 나면 스터디 모임에서 다시 또 심화 학습을 시켜드릴 예정이다.      


나 혼자 걸어가는 걸음이었으면 이렇게 멀리 오지 못했을 것 같다. 엄마표 영어 강연을 시작하며 강연 참가자들의 응원 덕분에 용기를 내어 그 영문법 책을 출간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 엄마들은 모두 그 책의 서포터즈가 되어 주셨다. 이제 다시 두 번째 책을 펼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해야 할 작업이 많지만 첫 책을 준비할 때 그랬던 것 처럼 나 혼자가 아니라 그 분들과 더 많은 영어 학습자들에게 좀 더 구체적인 연습의 기회를 주기 위해 쓴다고 생각하면 힘이 난다. 이곳 브런치에도 일부를 연재할 생각이다. 좀 더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쉬운 길을 알 수 있기를 바래 본다.     

 

❚3분기 쫑파티

현재 읽고 있던 <A Long Walk to Water> 원서 챕터 북도 이제 세 챕터만 남겨두고 있다. 10월 첫 모임에서 남은 그 세 챕터를 마저 읽고 그날 저녁 3분기 쫑파티를 할 계획이다. 어떤 엄마에게는 그 책이 평생 처음 완독한 영어 원서일 수도 있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물론 나의 영문법서도 한번 완독을 한 셈이니 그 역시 축하할 일이다.      


올 초 엄마표 영어 강연 10회 특강 쫑파티를 한 우리의 힐링 아지트에서 이번에도 다시 할 생각이다. 힐링 아지트는 남편이 미국에서 귀국 후 1년에 걸쳐 우리가 사는 아파트 근처 포도밭 옆 창고를 빌려 마련한 작은 공간이다. 그곳에는 드럼 및 악기 연습을 위한 공간과 목공을 하기 위한 공간이 있다. 음악이나 목공이 나의 취미가 아니지만 나에게 그곳은 온전히 파티룸으로도 딱 좋은 공간이다. 남편 역시 그 공간에 사람들이 자주 오는 걸 좋아한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50대 아저씨인 남편은 그런 손님을 맞이하면 신나게 장작불을 지펴서 불멍도 시켜주니 금상첨화다. 그곳에서 각자 나누어 먹을 음식을 가져오는 어메리칸스타일의 potluck party를 난 좋아한다. 주최 측이 다 준비하는 우리나라식 파티보다 참여자 모두가 조금씩 그 부담을 나눠 갖는 게 더 인간적이다.      


❚3분기 모임을 마치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나의 잠재 능력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실험을 했다. 영어 학습자로서 국내 및 해외에서 가진 나의 경험, 두 아이의 영어 교육, 25년차 현직 영어 교사로서 가지는 영어 교육에 대한 나의 노하우, 미국 거주 5년 동안 얻은 나의 영어 교육 석사 박사 학위, 그리고 마흔에 해외 유학을 떠난 인생의 도전기 등이 내가 남들을 위해 나눌 수 있는 나의 잠재적 자산들이다.       


남들에게 나누어 줄 소중한 경험치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체화할 지 어떤 루트로 남들에게 공유할 지 모든 것이 그저 막연하기만 했다. 네임 밸유가 없는 그저 한 명의 영어 교사인 나로서는 일단 무어라도 하지 않고서는 그 낱개의 경험치를 유효한 형태로 꿰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엄마표 영어 강연은 막연한 나의 여정에 처음으로 내디딘 첫걸음이다. 올해 1월 첫 토요일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평생 처음으로 엄마표 영어 강연을 시작하던 그 날, 오신 엄마들의 반응도 다양했었다. 어떤 엄마는 나에게 색안경을 끼시며 소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강연에 앉아 계시기도 했다. 또 어떤 분은 나의 한마디 한마디를 아주 잘 경청해주시면서 자녀 영어 교육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시기도 했다.      


1월부터 2월 말까지 겨울 방학 내내 매주 토요일 총 10회의 강연을 진행하면서 서서히 참가하신 엄마들의 마음의 문도 열리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사이 나의 영어 교육에 대한 경험과 배움들을 프로그램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엄마표 영어 강연은 드디어 올여름 방학 총 4회의 압축 버전으로 완성되었고, 이제 누군가가 엄마표 영어 강연을 해달라고 제의를 해오더라도 바로 해줄 수 있을 만큼 정리가 되었다. 애초에 시작하기는 참 힘들었고 고민도 많았지만 이렇게 걸어 보지 않은 길을 막상 걸어보니 참 시작하길 잘한 것 같다.    

  

❚4분기 모임을 향한 마음가짐

새해 첫 달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시작한 엄마표 영어 모임이 이제 봄을 지나, 여름을 거처, 가을을 맞이하게 되었다. 계절이 바뀌는 사이 어느덧 9개월이라는 시간도 함께 흘렀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모임이었고 그것도 세상 바쁜 엄마들의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 해의 2/3 이상을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게 되어 너무너무 감사한 일이다.     


우리의 모임이 우리에게 삶의 어떤 위안을 주는지 혹은 어떤 가치를 공유하게 하는지 늘 생각 한다. 단순한 토요 영어 모임이 아닌 엄마로서 한 사람으로서 가지게 되는 배움의 욕구와 성장의 욕구 그리고 함께하고 싶은 욕구를 조금씩이라도 채워가며 우리의 정체성을 좀 더 풍요롭게 형성해가길 늘 기대한다.      


10월 중순 첫 4분기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 멤버쉽 리뉴얼을 진행했다. 감사하게 거의 전원이 다시 리뉴얼을 해주셨다. 공간 대여료 정도 밖에 내지 않는 회비긴 하지만 그래도 돈을 조금 들여서라도 토요 모임에 오겠다는 그들의 마음이 참 귀하다. 가을에는 영화 <Wonder>를 같이 보며 영어도 배우고 자녀 교육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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