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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Oct 23. 2023

#33. 엄마표 영어 스터디 열네번 째 모임 후기

: 올해 4분기<시즌 4> 첫 모임을 힘차게 시작하며

❚거의 한 달 만의 만남을 앞두고

지난 3분기<시즌 3>의 모임을 끝내고 새로운 분기 멤버쉽 리뉴얼을 했다. 공간 대여료까지 내어가며 모임을 운영할 수 없기에 죄송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모임 운영비를 받는다. 멤버쉽이라 해봤자 매번 모임때마다 커피 값 정도의 비용을 내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모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그분들의 후원에 늘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게도 지난 달 분기 멤버들 거의 대부분다음 분기에도 멤버쉽을 갱신해주셨다.  

    

추석 연휴 전 즘에 멥버쉽 갱신을 했지만 실제 모임은 이번이 거의 한 달 만에 갖게 되었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 한글날 연휴 등으로 다들 푹 쉼을 가졌다. 쉴 때는 몰랐지만 막상 다시 격주 토요일 오전마다 하는 이 스터디 모임이 다시 시작되니 마음의 에너지를 정상으로 끌어 올리는 데 동력이 두 배 이상 든 것 같다.      


연휴를 끝내고 학교 업무도 다시 정상화를 했어야 했고 이 모임 역시 다시 텐션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살짝 있긴 했다. 그렇다고 모임의 리더인 내가 그 속내를 내비칠 수는 없기에 모임 전날 또 다시 모임에 쓸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다.      


참 절묘한 타이밍이다. 그때 마침 낯선 번호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퇴근 후 낯선 번호의 대부분은 학부모의 전화다. 간혹 부모님들은 급한 용무로 퇴근 후에도 상담차 전화를 주시기도 하신다. 물론 요즘 시기가 시기인지라 대부분 선생님들은 퇴근 후 업무관련 전화를 받기를 꺼려하신다. 학부모님의 통화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보통은 교무실 전화번호만 공개하고 개인 핸드폰 번호는 별로 오픈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소통의 제약은 잠재적 문제를 실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미국 생활을 하며 소통의 소중함을 참 많이 느꼈다. 미국에서는 비록 더딘 이메일이지만 교수든 담임 교사이든 소통의 창은 늘 열려있었고 그게 나 같이 소외되기 쉬운 외국인에게는 무엇보다 큰 안심이 됨을 경험했다. 한국은 이메일 문화가 그리 대중화 되진 않았다. 바로 전화나 문자를 해온다. 그렇기에 다소 즉흥적인 발언이나 메시지가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나의 전화 번화를 학부모님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다소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도 학부모이기에 답답한 부모님의 마음과 소통을 하는 일에 우선 순위를 많이 두는 편이다.      


오늘과 같이 퇴근 후 걸려온 전화는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반에 또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00 엄마인데요’가 아니라, ‘안녕하세요, 선생님. ** 소개로 알게 된 00 엄마인데요.’였다. 다름 아니라 엄마표 영어 스터디 모임에 관심이 많은 아이 둘의 엄마였다. 멤버 중 한 분이 소개해주신 분이다. 역시나 육아 스트레스와 자기 계발에 대한 갈망, 그리고 아이의 영어 공부를 위해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무언가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합해져서 우리 모임에 문을 두드리신 것 같았다.      


그 분에게 어떻게 내가 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진행 상황, 앞으로의 스터디의 방향성과 목표 등을 완전 낯선 사람에게 설명을 하고보니 나의 마음에 열정이 조금씩 생겼다. 한동안 잊고 지낸 스터디의 비전, 그리고 초심의 마음 가짐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바로 다음 날에 있을 모임에 두 아이를 데리고 오시겠다고 하며 거의 20분 가량 통화를 끝냈다.      


❚힘을 내 시작한 4분기 첫 모임

다시 힘을 내서 분주하게 토요일 오전을 맞이했다. 모임을 끝내고 바로 다른 일이 있었기에 아이들 점심까지 마련 해두고 집을 나서야 했다. 김밥을 급하게 말고 모임에서 마실 커피도 내리고, 후다닥 아침까지 준비해서 먹고 결국 모임에 또 조금 늦어 버렸다. 늘 그 5분이 문제이다. 오늘 처음으로 오시는 분도 있는 데 좀 더 일찍 준비할 껄 하는 후회를 또 하며 스터디 장소로 이동했다.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혹시 먼저 도착해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어떻하나?’ 염려가 되었다. 카톡 방에 이미 도착하신 분 계신가요? 물었다. 다행히 다들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역시 나만 바쁜 게 아니였다. 안심을 하며 모임 장소에 도착하니 나와 비슷한 타이밍에 다들 오셨다.      


한 달의 휴식 후에 시작하는 4분기 모임이라 많이 오실 것 같았지만 결국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이번 모임에서도 일이 겹치시는 지 불참 하셨다. 하지만 아이를 얼추 다 키우신 엄마들의 참석률은 언제나 좋다. 조금 더 있으니 전날 통화한 분이 두 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살짝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오늘도 여느 때처럼 오늘의 영어 표현, 영어 격언을 나누었다.     


그리고 특별히 오늘은 스터디에서 읽고 있는 영어 원서 책 < A Long Walk to Water>의 마지막 세 개 챕터를 읽었다. 아주 의미있는 날이다. 이젠 다들 영어 책을 읽기 유창성이 많이 좋아지셨다. 두 주에 한 번 만나는 스터디가 별 이익이 있을까 싶겠지만 멤버들의 읽기 유창성은 많이 좋아졌다. 뿌듯하다. 긴 원서 책을 읽었으니 각자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영어 책을 읽는 건 이제 마음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으리라. 그리고 이미 육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엄마라도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건 참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가을 Pot Luck Party, 그것은 나의 과욕이었다.

한 권의 영어 원서 책을 완독하고 책거리를 하기로 계획했다. 오전 스터디 모임을 끝내고 같은 날 저녁6시 경에 남편의 힐링 아지트에서 하기로 했다. 3주전에 가을 Pot Luck Party를 공지를 할 때 다들 우리는 멋진 가을 책거리를 상상했다. 서로 가져올 메뉴를 채팅방에 정하며 이미 그날의 식탁도 눈에 그려질 정도였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맡은 역할이 많은 엄마들이었다. 모임 직전 날 한명 두명의 모임 참가 불가라는 메시지가 뜨더니 마침내 참가자는 딸랑 3명으로 예상되어 결국 모임을 취소했다. 화창한 가을 주말 저녁 엄마들이 가족을 두고 나오기가 쉽지 않겠다 싶었다.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이래 저래 지친 내 마음에 휴식 시간이 공으로 생겼기에 그것도 기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음 모임에 대한 계획

첫 원서 완독에 용기를 얻어 다음 모임 부터는 좀 더 두꺼운 원서 책<Wonder>를 도전할 생각이다. 이미 멤버들에게 책 구입을 해오라 요청했다. 다행히 이미 영화로도 나와있기에 영화를 각자 집에서 감상하고 오면 책이 더 쉽게 다가올 거라 설명했다. 지난 번 <A Long Walk to Water>도 성장 소설이지만 그 책은 아주 시적인표현이 많이 나온 책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그리 듯 작가의 묘사 기법이 탁월한 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을 책은 재잘거리는 10대의 어조로 쓰인 책이다. 읽으면서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들리는 듯 한 착각 마저든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며 해당되는 영화의 일부를 활용해서 듣기 및 새도잉 연습을 할 생각도 있다. 

새롭게 시도하는 이번 분기 모임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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