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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Nov 20. 2023

#35. (엄마표) 영어 스터디 열여섯번째 모임 후기

: '엄마'라기 보다 '나'이고 싶은 멤버들

❚엄마표 영어 스터디에서 영어 스터디로 업그레이드

엄마표 영어는 매주가 아닌 격주 토요일 오전에 운영을 하고 있다. 길고 오래 운영을 하기 위한 나의 전략적 게으름이라 할 수 있다. 그 작전이 사실 나의 다른 일상을 유지하면서 스터디 모임은 꾸준한 텐션으로 이어나가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직장도 있고 고3, 중3 아이 뒷바라지를 해야하는 나로서는 매주 토요일 오전을 스터디 모임으로 할애하기에는 숨이 턱까지 차오를 일이기 때문에 빨리 가기 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가기를 선택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좋아하셨지만, 그 중 몇 분들은 격주의 모임만으로 충분하지 않으신 모양이다. 결국 몇 분들이 나머지 두 주 토요일은 다른 공간에 모여서 영어 프리 토킹 소모임을 결성하셨다. 그 소모임을 제안하신 분은 아이 출산하고 바로 영어 학원으로 가서 영어를 공부하며 육아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할 만큼 영어 매니아이시다. 그분은 영어 공부의 장점을 이렇게 말하셨다 “저는 영어로 말하기를 하면 뭔가 다른 자신이 되는 기분이 들어서 참 좋아요.”그 중 누구 하나 영어 전공자나 영어를 자신있게 하는 사람은 없으나 그저 함께 모여 영어로 말해보기를 하는 모임이라고 하셨다.     

 

스터디가 거의 일년을 달려오면서 다양하고 천차 만별 수준의 학습자들을 놓고 늘 고민을 해왔다. 정말 초기에는 영어 울렁증이 완전 심한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리더인 나로서는 빡센 스터디를 운영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영어와 삶을 함께 나누는 게 목표이기도 하기에 대부분 영어 원서나 영어 영상을 시청하는 등 인풋은 영어로 했지만 영어로 아웃풋 하는 활동은 하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러다 최근 영어 프리토킹 소모임이 새로 결성되면서 그분들의 성장 욕구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주로 자녀를 다 키운 40대 중, 후반의 엄마들이었다. 나 역시 그들과 비슷한 나이이다 보니 그분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 그분들은 더 이상 아이를 위한 영어 공부를 하기 보다 자신을 위한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스터디에 꾸준히 오시는 분들의 공부 목적도 사실은 아이의 영어 실력 향상이 아닌 자신의 영어 업그레이드를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엄마’라는 아이디 보다 ‘나’라는 아이디에 더 집중하는 스터디로 방향을 조금 변모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이제 스터디 프리젠테이션 제목도 엄마표 영어 스터디가 아닌 영어 스터디로 바꾸었다.    

  

스터디 운영을 영어로 해보는 시도도 했다. 학교에서 원어민 선생님과 방과후 수업을 할 때처럼 100%영어로 하고도 싶었지만 매운 맛은 천천히 보이고 일단은 약간의 양념을 치는 느낌으로 시도했다. 엄마들의 반응이 참 재미있었다. 이번 스터디 시작 초반에 이런 스터디 방향성과 강도를 설명해드리고 내가 당연하다는 듯이 영어로 진행하고 질문을 하니 대다수가 영어로 대답을 잘 하셨다. 이번 스터디는 새로운 멤버가 한 분 더 생겼다. 다행히 갑자기 영어로 진행되는 스터디로 변했지만 그분도 잘 적응하셨다.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으셔서 다행이었다. 물론 멤버들이 유창하게 영어로 했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유창하게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영어로 내가 말하는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그 방향으로 내가 에너지를 쏟겠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늘 앞부분 나누는 오늘의 격언도 영어로 설명을 하고, 오늘의 생활영어 표현도 즉흥극을 시도했다. 이번 모임은 연말 연시 선물할 일이 많을 것 같아 선물을 주고 받으며 감사의 표현을 전하는 표현들을 익혔다. 기본 패턴을 달달 연습하고 즉석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물을 골라 상대에게 전하는 상황극을 시도했다. 다들 준비되지 않은 영어 상황극이라 술술 영어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상황에 자신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미션은 성공하셨다.      


첫술에 배부를 리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그 능력은 차츰 길러지는 것은 당연하다. 마음만 앞서고 영어는 안되니 다들 답답한 마음이 들었을 터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30년 했다고 하니 다들 자신들이 하루 아침에 될 것을 기대한 게 얼마나 과욕인지 절로 이해하셨다. 내 자랑이 아니라 언어를 연마한다는 것은 그만큼 단숨이 되지 않는다. 그게 또 매력인 것 같다. 차츰 자라는 나의 능력을 애착을 가지고 키우면 아이를 키우는 것 만큼 보람될 것 같다.      


❚함성방(함께 성장하는 방) 오픈

이참에 내가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에도 함성방(함께 성장하는 방) 코너를 추가했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스터디, 그것도 격주마다 만나는 모임에서만 영어를 한다고 늘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서로 각자의 일상을 살면서 틈날 때 함께 읽는 영어 원서<wonder> 낭독 연습을 하고 녹음을 한 걸 서로 공유하거나 읽은 부분에 대한 자신의 의견, 느낌을 영어로 작문해서 올리는 그런 공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내가 미국 대학원을 하면서 과제로 이런 것들을 한 기억이 난다. 서로 다른 스케줄이지만 각자 자신의 것들을 공유하고 서로 서로에게 긍정의 댓글을 다는 것이 그때도 과제의 일부였다. 그때는 의무로 해야하는 숙제라 당연히 했지만, 그게 좋은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초보 단계라 아직 그 방을 이용하는 사람은 두어명 뿐이지만, 겨울 방학에는 좀 더 활성화 시키고 싶다.      


리더인 내가 그 공간에 나의 영어 원서 읽기 음원 파일을 올리고 영어로 나의 의견을 정리해가는 모델을 보이면 조금씩 따라오지 않을까? 열심히 하시는 분과 소수지만 퀄러티 높은 소통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하다. 함성방을 이용하시는 한 멤버는 역시 열정적이시다. 거의 40분가량의 낭독 음원 파일을 올리시기도 했다. 그리고 좀더 술술 잘 읽으려면 어떻게 연습해야 하나요?라고 질문도 해오셨다.      

나의 대답은 한 페이지만 반복해서 원어민의 소리를 듣고 따라 읽고 새도잉해보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렇게 인텐스하게 연습을 같은 페이지를 가지고 하면 어느새 읽는 패턴을 몸이 저절로 익히게 되어 있다.  

    

여러분도 혹시 시도해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활용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r0EZ1rjk25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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