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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Nov 27. 2023

#36. 엄마표 영어 스터디 열일곱번째 모임 후기

: 감사에 관한 모든 것 

❚새벽 기상을 하고도 매번 늦는 이유

초저녁 잠이 많은 내가 11시가 넘게까지 깨어 있는 게 쉽지만은 않다. 고3딸은 늦어도 너무 늦게 잠자리에 들기에 기다릴 수까지는 없지만 둘째 중3 아들은 왠만하면 잠자리 기도를 해주고 “잘 자~”를 해주고 나야 나의 마음도 게운하다. 학기 한 중간에는 아이들의 취침 시간이 늦어지면서 저절로 나의 취침 시간도 뒤로 뒤로 밀려졌다. 그러니 나의 새벽 퀄러티 타임(나만의 사부작 사부작 이런 저런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조금씩 사라져 급기야 아예 없어져 버렸다. 그러다보니 조용히 글을 쓰는 일도 드문 드문, 스터디 준비도 전날 벼락치기로 하는 그런 상황이 되어 버렸다.     

 

고3 딸이 수능을 다 치고, 중3 아들의 기말고사가 끝나고 이제야 다시 조금씩 나의 새벽 시간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도 재미있고 내가 쓰던 브런치 연재 글 쓰기도 재미있다. 그렇게 저렇게 새벽 시간은 나의 삶의 작은 오아시스다. 이번 주말 역시 그랬다. 전날 저녁까지 스터디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제작하지 못 하고 결국 잠이 들었다. 4시 40분경에 알람을 맞추고 기절하다시피 잠을 자고 이른 새벽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부랴부랴 스터디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데 앗차, 이번 모임에 오늘의 인용문(Today’s Quote)를 그 누구에게도 부탁하지 못한 사실을 알았다. 오늘의 인용문을 스터디 멤버에게 부탁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의 좌표가 궁금해서이다. 함께 성장하고 싶어 모인 모임에 자꾸 내 이야기로만 채우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시작한 루틴이다.      


결국 어쩔수 없이 이번 모임은 내가 하나 골랐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며 스스로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내 안에 질문이 참 많았다. 이 영어 스터디 모임을 시작한 것도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함이었다. 많은 주저함과 말성임, 하지 못 할 이유를 손으로 꼽으며 엄두를 내지 못하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 그냥 질러 보는 거지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격주 마다 하는 스터디가 17번째를 맞이하고 어느 덧 1년이 다 되어 간다. 마음 속 플랜을 완벽하게 설계하고 실행으로 하려 했으면 아직도 마음속 생각으로만 존재했을 스터디 모임이다. 대강의 플랜과 그저 한번 질러보는 용기 그리고 실제로 해버리는 행동력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격주 토요 모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40대 중반의 내가 그리고 싶은 나의 아이디도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물론 매번 모임을 완벽하게 미리 미리 준비하며 최선을 다 한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주중에는 학교 업무로 온 신경을 다 쓰고 금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스터디를 위한 에너지를 다시 모은다. 결국 새벽에 읽찍 일어났음에도 나는 마지막 까지 스터디 준비를 하고 식구들 아침을 챙기고 이번에도 또 5분 늦게 스터디 장소에 도착했다. 현실은 늘 빠듯하다. 하고 싶은 게 많은 건지 내가 욕심이 많은 건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늘 넘친다. 대단한 꿈을 가졌다기 보다는 엄마로 산다는 게 그런 것 같다.      


❚김장철에도 공부하는 엄마들 

나 뿐 아니라 스터디의 멤버들 역시 스토리는 마찬가지인 듯 하다. 아침부터 김장 때문에 스터디 불참이라는 문자가 몇 개 들어 온다. 아이가 어린 엄마는 언제 부터인가 아예 스터디에 오지를 못 하고 계신다. 스터디에 오신 분들이라도 당일 오후에는 김장을 하러 시댁에 가야한다는 분도 계셨다. 또 어떤 분은 김치 양념을 다 만들었고 스터디 끝나고 오후에 절임 배추가 도착하면 김치를 만들 거라고 하셨다. 참 대단들 하시다. 비록 집에 직장에 매인 몸이지만 자신을 위한 시간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으신 모양이다.    

  

❚미국에서 촬영한 추수감사절 식사 모임 영상

미국에서 11월 네 번째 목요일은 Thanksgiving (추수 감사절)이다. 미국 유학 시절 네 번의 추수 감사절은 Milton할아버지 집에서 여러 가정들과 각자 음식을 들고 나누는 식의 팥럭 파티(Pot Luck Party)를 했다. 러시아, 브라질, 한국, 중국 등 다양한 나라 가정들이 각자 나라의 음식을 준비해서 나눠 먹었다. 그 당시 남편이 촬영한 동영상을 함께 보며 미국식 추수감사절에 대한 느낌을 좀 가지게 되었다. 미국의 식사 파티는 대부분 뷔페식으로 음식을 넓은 테이블에 놓고 각자 개인 접시에 음식을 가득 가득 담아 집 여기 저기에 “주섬주섬” 앉아서 근처 사람들과 이런 저런 주제로 스몰 토크를 하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큰 테이블에 둘러 앉아 거의 같은 주제로 하나의 대화 흐름이 주를 이루지만 미국식 파티 문화는 다르다. 각자 개인 접시를 들고 심지어 서서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까지 한다. 파티는 인맥을 넓히는 장으로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나누는 대화에 더 집중한다. 물론 음식을 가지러 가면서 또 다른 작은 무리로 옮겨가기도 하고 파티가 다소 어수선해 보이지만 다들 각자 알아서 사교를 나눈다.       


❚추수 감사절을 주제로 스몰 토크연습

영상을 다 보고 추수 감사절을 주제로 오늘 모임도 진행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식사 행사에 의례 해야 할 안부 묻기 및 일상에 대한 스몰 토크(small talk)를 직접 해보는 역할극 까지 했다. 멤버들은 다들 열심히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5분 정도 지나고 멈춤을 요청했으나 그것 마져 들리지 않았다는 듯 계속 하던 대화를 하실 만큼 열심히셨다.      


❚원서 <Wonder> 둘러 앉아 소리 내어 읽기

다소 긴 원서를 시작하면서 매주 읽어야 할 페이지 수도 많아졌다. 하지만 다들 이젠 제법 한쪽씩은 너끈히 읽어내신다. 해당 부분의 영어 표현을 내가 화면으로 정리해주고 나서 관련 영어 질문을 영어로 한다. 이번 주 나눈 질문은 

Regarding what it says 

      “I felt very sad and a tiny bit happy at the exact same time, 

      kind of like that laughing-crying feeling all over again.”  

     ( p.33:6~8)

     Can you tell me why he felt those emotions?

“주인공 어기가 왜 웃고싶다가도 울고싶은 그런 미묘한 감정을 느꼈을까요?” 이다.      


제 스터디의 주요 내용을 받아 보시고 싶으신 분은 네이버 카페에 영어 매니아를 치시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거기에 따로 저장을 한답니다. 

https://cafe.naver.com/englishmanias


그리고 브런치 매거진 “영어 한스푼”이라는 곳에도 해두니 편하신 대로 보시면 될 거예요.      

https://brunch.co.kr/magazine/english-roadmap


❚감사의 과학적 효능 영어 영상으로 마무리

원서를 읽고 나니 10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모임에 못한 영어 영상을 오늘은 하기로 작정을 했다. 남편이 맡아서 하는 섹션인데, 주제는 감사의 과학적 효능이다. 

감사 일기를 일주일만 써도 우리는 1개울 후 5% 더 행복감을 느끼고 6개월 후 9%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감사하기, 나의 은혜받음을 세어 보기(Count Your Blessings)의 효과를 과학적으로도 밝힌 연구를 소개 받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_sokh9e2WGc


❚또 한번 우리는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오늘은 감사라는 주제로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추수 감사절 식사에 초대 받았을 상황을 그리며 이런 저런 콘텐츠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한 시간 반 가량의 모임이지만 참 열심히 영어를 공부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영어 공부를 통해 남과 더불어 성장하며 내가 훗날 남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그 무언가에 대한 그림이 좀 더 구체화 된 듯한 느낌마져 들었다. 그렇게 나는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목표를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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