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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Jan 18. 2024

#38. 영어 스터디 열아홉 번째 모임 후기

: New Year’s Resolutions

❚계속할까?, 멈출까?

새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두 주가 흘렀다. 작년 이맘때는 ‘엄마표 영어 티타임’이라는 모임을 새해 첫 토요일에 개시를 했었다. 엄마들의 영어 코칭에 관한 시리즈 강연을 총 10회에 걸쳐 운영했고, 연 이어 엄마표 영어 스터디라는 영어 스터디 모임을 토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변함없이 이어지는 모임인 듯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새롭게 도전한 일들이기에 매번의 모임을 진행하며 내 마음의 주저함, 좌절, 다시 내보는 용기, 그리고 꾸준함을 이어가기까지 그사이 사이 여러 걸의 파도가 일렁이었다. 1년의 모임을 진행하며 내 마음에 한 번씩 찾아오는 질문이 있었다. 


계속할까?, 멈출까?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역시나 그 질문은 내 마음을 표류하고 있었다. 


계속할까?, 멈출까?


이런 마음이 신년 초부터 들기 시작한 건 아무래도 멤버들의 출석률이다. 현재까지 모집된 인원의 절반 정도만 멤버쉽으로 등록했고 그마저 단톡방에 모임 참가여부를 제대로 응답해주는 사람은 그 중에 70% 남짓이다. 기부를 하듯 멤버쉽비를 내고 불참하시는 분도 간혹 계시고 거의 두어 달에 한 번 찾아오시는 분도 계신다. 대단한 비용을 들이는 스터디 모임이 아니다다 보니 늘 바쁜 엄마들의 일상에서 스터디 모임은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특히 토요일 오전에 하는 모임이라 더욱 다른 일이 끼어들어오면 여지없이 뒤로 밀리게 마련이다. 작년 이맘때라면 멤버를 확장하는 의미로 엄마표 영어 특별 강연을 새해에 계획했을 법도 하지만 이번에는 새해 시작하면서부터 근무하는 학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맡아 하느라 그럴 겨를도 사실 없었다. 새해를 맞이했으나 새로운 멤버가 없이 시작했기에 새해 첫 스터디 모임이지만 출석여부를 묻는 톡방도 조용했다.     

 

내가 모임 운영을 좀 더 잘해야 한다기보다 맴버들이 대부분 어린 자녀를 둔 엄마라는 상황이라 그게 더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나 역시 엄마로서 학교 교사로서 그리고 나의 영어 열정을 쫓아 진행하는 이런 일들도 병행하기에는 늘 매일이 훌쩍 가버린다. 그런 상황에서 운영하는 영어 스터디 모임이기에 당연히 내 마음 속에는 가성비를 따질 수 밖에 없다. 특히나 요즘처럼 방학을 맞이해서 출간을 위해 원고를 쓰는 일을 하다보면 그 한 가지 일에 쭉 몰입해서 완성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삶의 작은 행복

그럼에도 쉽게 스터디 모임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오고 있는 데는 그 시간 만큼은 직장에서 느끼지 못한 그런 기분 좋은 만남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기존 멤버들 중에는 꾸준하게 참여하시는 분들도 여러분 계신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그 분들과는 말하지 않는 세대의 공감이 되어 나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다. 비슷한 시기에 학창 시절을 보냈고 자녀의 나이또한 비슷한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친구 같은 대화를 즐긴다. 이게 직장에서 가지지 못하는 나의 삶의 작은 행복이기도 하다. 이번 새해 첫 모임을 하고 간만에 뒷풀이겸 점심식사와 티타임을 가졌다. 이런 저런 일상의 일, 자녀와 관련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오후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변화, 나의 비전 

멤버 중 두 분이 이번 봄부터 대학원을 시작하신다는 소식을 전해오셨다. 새롭게 젊은 세대들과 같은 공간에서 배움을 이어간다는 사실에 많이 기대가 된다고 하셨다. 나 역시 미국 대학원 시절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배움을 하는 그 분위기였다. 영어 스터디 모임을 시작하며 세대를 아울러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애초에 내가 세운 비전이었다.     

  

처음에 엄마표 영어 코칭 강연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라 모임의 이름이 엄마표 영어 스터디였고 모임의 주 대상자들도 엄마들이었다. 하지만 새해부터는 그냥 영어스터디라고 이름을 바꿀 예정이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현 상황을 다소 젊은 층, 연령이 다소 있는 층 모두를 아우르는 모임이었으면 좋겠다.      

영어라는 키워드는 참 신기하게 모든 연령층을 함께 묶을 수 있을 만큼 세대를 초월해 배워가고 싶어하는 언어이다. 그게 누구의 엄마이든 아니든, 자녀가 어리든 아니든, 영어를 잘 하든 아니든, 영어를 잘 해보고 싶은 소망은 누구에게 있는 것 같다. 영어를 잘 이미 잘 하는 사람도 좀 더 잘 하고 싶은 사람도 아예 못 하는 사람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영어 스터디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 나뿐 아니라 그룹장이 있어서 돌아가며 스터디를 운영하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다. 애초에 나 이외에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 없이 나 혼자 스터디 전체의 커리큘럼을 짜고 준비하는 일을 좀 더 확장해서 여러 명의 스터디 운영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터디 리더의 다양성과 스터디 멤버들의 다양성을 모두 모으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새롭게 시작된 새해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배우고 나누고 성장하는 모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래서 늘 함께 하고 싶어지는 모임으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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