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veler was active; he went strenuously in search of people, of adventure, of experience. The tourist is passive; he expects interesting things to happen to him. He goes 'sight-seeing.‘
- Daniel J. B.-
" 여행자는 적극적입니다. 사람들, 모험, 경험을 찾아 열심히 다닙니다. 하지만 관광객은 소극적입니다. 그저 흥미로운 일이 자기에게 일어나길 바랍니다. 그저 '관광'을 할 뿐이지요. " - 미국 역사학자 , Daniel J. B. -
실제로 여행을 가는 사람의 두 가지 마음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우리 삶도 하나의 여행이다.
우리는 삶의 여행자인가?
아니면 그저 삶의 관광을 즐기려고만 하나?
삶이라는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은 어떤가?
❚한여름의 스터디
스터디 멤버들은 정말 삶의 적극적인 여행자들이신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물론 나 역시 본업을 두고 이렇게 스터디 지기를 진심으로 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에게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 인연들 만큼 소중하다.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열의.
한여름의 뙤약볕도 마다 않고 집을 나서서 오시는 그 부지런함.
새로운 배움을 위한 의지.
각자 걸어온 발걸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이런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면 즐거운 일과 행복한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오늘 이런 여행 친구들과 32번째 약속을 지켜냈다.
물론 일상을 살아가며 즐기는 여행이기에 일상의 번잡함이 나를 가만히 두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난는 이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은 스터디를 모처럼만에 일찍 가 있으려고 집을 나섰지만 나선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바로 딸의 호출이 있었다. 집의 변기가 막혔다네. ㅠ
다시 차를 돌려 집을 들러 사태 해결 후 겨우 겨우 스터디 시간에 딱 맞게 도착했다.
삶은 언제나 로맨틱하지만은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오늘의 명언으로 시작하는 스몰 토크
글 서두에 소개한 명언을 가지고 여름 휴가를 못 간 걸 대신해서 지난 날에 다녀온 여행들을 생각하며 멤버들과 스몰 토크를 했다.
내가 속한 소그룹에는 해외여행 특히 동남아쪽으로 여행을 수십 번도 더 갔다고 하신 베테랑 여행가가 있으셨다. 그분이 여행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은 참 많으신 듯 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 영어로 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호소하시며 속시원히 우리말로 썰을 푸셨다. 여행 전문가인 그분이 말씀하시는 여행의 매력은 “여행을 통해서 세상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많이 만나는 것”이라 하셨다. 여행은 매번 예상치 못한 변수를 동반한다. 하지만 그 순간이 바로 뜻하지 않는 좋은 사람과의 인연이 생기는 순간이다. 미리 짜놓은 계획이 한 순간 틀어지거나 가려던 길을 잃어 버린 그 순간들에는 늘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분은 여행을 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참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 주옥같은 메시지를 영어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더 좋을까? 그래서 그분이 다음 모임 부터는 미리 스몰 토크의 질문을 알고 준비를 좀 해서 스터디에 오고 싶다고 하시기에 다음 모임 부터는 그렇게 해드리기로 했다.
최근 든 생각이지만 영어 스터디인 만큼 실제로 듣기와 말하기 기량을 늘리는 기회를 더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 빠듯한 스터디 시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마침 스터디를 함께하던 남편이 자기가 홀수 토요 모임을 독립적으로 운영해보면 어떨까 물어왔다. 여러모로 좋은 생각이다 싶었다. 늘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리드하고 남편의 영어 영상 코너가 늘 곁다리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 아쉬웠는데, 이렇게 새롭게 시도해보려 한다니 반갑다. 새로운 9월이 시작되면 소규모라 하더라도 일단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내가 주로 스터디 지기를 맡고 있지만 남편도 하나의 멤버가 아닌 공동의 스터디 지기라는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서 늘 아쉬웠는데, 이참에 독립을 해 나가서 각자의 색깔대로 스터디를 운영해보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안녕이라 말하지 마~
오랫동안 스터디를 참가한 분이 계셨다. 최근 타도시로 이사를 가셔야 해서 오늘 모임이 마지막이셨다. 작은 송별회겸 스터디 후 점심 식사 그리고 이어진 토요일 오후의 티타임을 가졌다. 그동안 스터디 시간에 쫓겨 못 다한 이야기를 실켯 나누었다.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
어른들을 모시는 이야기,
역시 낀 세대 답게 아래로 위로 우리는 해내야 할 역할이 참 많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위로와 공감을 얻고 또 한번 더 잘 해보고자하는 용기와 힘, 그리고 지혜도 얻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또 다른 시작
그 분과는 마지막 모임이라 아쉬워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줌 모임을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이야기로 흘러갔다. 송별회에서 나눈 새로운 시작을 위한 멋진 계획이라고나 할까? 언젠가부터 줌미팅으로 모임을 병행해보고는 싶었다. 하지만 막상 온라인으로 참여를 해올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딱히 그럴 필요가 없어서 피일 차일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막상 정든 멤버가 멀리로 이사를 가게 생겼으니 이제는 줌미팅을 시작할 때다 싶었다.
아울러, 스터디를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한 건설적인 아이이디어도 나누었다.
1. Hybrid 모임 (온 라인 & 오프 라인 동시)
: 다음 달 모임 부터 오프 라인 모임을 하면서 줌을 동시에 해보기로 했다.
초반에 시행착오가 살짝 예상되지만 어쨌든 뭐든 첫 시작은 있는 거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늘 그랬든 어쨌든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2. 원어민식 그림 영문법 코너 새롭게 시작
2년째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멤버들이 은근히 긴 문장을 마주하고는 문장의 전체 의미 파악을 힘들어 하시는 게 느껴졌다. 문장을 읽는 걸 보면 딱 알수 있다. 이해를 하고 읽는 건지 그저 낱개의 단어 단어를 읽는 건지.
영어 원서 책을 읽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역량인 영어 문장 구조 파악하기 능력 키우기 프로젝트를 다음 달 첫 모임부터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다. 지난 해 상반기에 나의 첫 영문법서<한국식 영문법 말고 원어민식 그림 영문법>를 출간하며 멤버들에게 강의를 시리즈로 해준 적이 있다. 주 내용은 Sentence Diagramming (영어 문장 선그림) 기법을 활용한 영어 문장 한 눈에 파악하기이다.
성인 학습자들의 니즈에 맞추어 스터디가 성장하는 방법으로 멤버들의 feedback을 정기적들어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진즉에 하지 않았다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일 수도 있으니 이번 분기가 끝이 나는 9월 말에 멤버들의 의견을 받아보려 한다.
❚우리 모임의 장점 & 특징
오늘 이렇게 뒷풀이를 하며 최근 참여를 시작한 분과 기존의 오랜 멤버들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 모임의 장점이나 특징을 정리해볼 수 있었다.
- 20~30대 위주의 모임이 아닌 40~50대를 위한 모임
- free talking만 하는 모임이 아닌 독서가 주가 되는 모임
- 영어 자체를 배우는 목적도 있지만 각 “사람책(비록 작가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삶이 책이 될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생각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읽는 모임
- 영어 콘텐츠 내용은 다소 challenging하지만 진입장벽을 낮춰 도전을 해볼 수 있게 동기를 주는 모임
- 정해진 틀을 고집하기 보다 멤버들의 의견과 니즈를 반영하며 유동적인 모임
- 고인 물이아닌 멤버의 변화가 늘 있는 흐르는 강물같은 모임
- 나눔과 성장을 추구하며 함께 배움의 여행을 떠나는 친구같은 모임
애초에 이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나는 구체적으로 스터디의 정체성을 세우지 못했다. 그걸 open-ended question 으로 남겨두고 시작했다. 이렇게 함께 하며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여행이다. 미리 계획대로 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또 무언가를 계획하고 또 걸어가보고 가면서 새로운 인연도 만나고 그들의 삶의 이야기도 듣고..나는 이런 모임이 참 좋다. 앞으로 이 모임이 얼마나 더 멋지게 변모할지 그리고 우리의 여행 길은 어떤 인연을 만나게 해줄지 설렌다. 일상을 살면서도 즐길 수 있는 멋진 여행이다.
문득 진로에 고민이 많은 대학교 4학년인 조카가 나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고 언니가 전해줬다.
“이모는 삶을 사는 목적이 어떤 물건을 얻는(Have) 데 있기 보다는 행위(Do)에 있어 보여.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면 열심히 그걸 해내는 그 과정을 즐기는 행동파 이모.”
괜히 내가 멋진 이모라는 착각을 하며 하루 잠시 즐거웠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사실 물건에 대한 욕심은 많이 많이 없애려고 애쓰고 있다.
대신 건강이 주어진 제한된 시간에 이것 저것 많이 많이 해보려고 애쓰고 있는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