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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미국유학 생존무기

눈엔 안 보이지만 문제 해결의 핵심 열쇠, Soft Skills

by Hey Soon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기: 미국에서 ‘나’라는 사람은?

워킹 맘,

늦각이 대학원생,

중년의 아줌마,

외국 유학생,

키 작은 아시아계 여성,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ESL학습자,

손 많이 가는 초등학생 두 아이의 엄마,

학연, 지연 통틀어 아무 것도 없는 홀홀단신의 몸,

남편의 재력도 윗대의 재력도 소유하지 못한 평범한 여자,

영주권도 시민권도 없는 그저 학생비자 소지자,

미국에서 한 번도 살아 본 적이 없는 완전 초보 이민자,

미국 할머니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 흔한 총기하나 지니지 못한 무방비 상태 한 생명체


❚자신의 능력 나열하기: 미국에서 ‘나’라는 사람이 가진 능력, 기술 및 재능은?

영어 의사소통 능력: 원어민 과 한국인의 중간즘 어디.

컴퓨터 및 IT관련 사용 능력: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email계정을 갖음.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레포트를 워드로 쳐서 출력해 봤음. 터치 폰은 40세에 처음으로 사용했음.

수학 과목과 관련된 능력: 중3 수준에서 멈춘 듯 함.

교육에 관련된 능력: 15년 정도 죽이 됐든 밥이 됐든 학생들 앞에서 영어를 가르쳤음.

인간 관계 형성 능력: 긴 연구 논문을 쓰는 것 보다 낯선 사람한테 먼저 들이대며 말 거는 게 열배 쯤 더 즐거움.

성격: 'Just Do It' 스타일. 꼼꼼한 계획을 세우는 시간에 시행착오를 하며 부딪쳐 가며 배운 것을 더 의미있다고 생각함.

수면 패턴: 초저녁잠 많은 새벽형 인간

요리 실력: 베이커리류는 취급 안함. 그건 돈 주고 사먹는 것임. 삼시 세끼 메뉴를 안 겹치게 먹고 사는 정도, 비싼 외식 대신 아메리카씩이나 가서도 5년간 한식을 홈메이드로 해먹음.

오지랖의 정도: 미국 월마트 장보러 가서 계산대 아줌마랑 이야기 하거나, 같이 줄 선 처음 본 사람과 아줌마 토크 하는 정도

운전실력: 앞이 뻥 뚫린 미국 고속도로 운전은 식은 죽 먹기. 그런데 속도감을 잃어 속도 위반으로 미국 법원에 간적 있음. 뒤따라오는 교통 단속 경찰의 파란 불빛도 못 알아채고 쭉 달리다가 교통안전교육 의무 이수 및 200불 가량 벌금 낸 기록 있음.

신앙심: 미국에서 평생 처음으로 성경책을 읽었고 미국 교회를 4년간 다녔음.


❚Hard Skills 과 Soft Skills

나는 위에서 열거한 대로 특출난 능력이나 든든한 경제적 뒷받침이 없는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 아줌마이다. 몇 안되는 그나마 좋은 것들을 단순 조합을 한다고 해도 미국 대학원을 가서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별로 높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 두 아이를 교육시키고, 석사, 박사 과정 모두 전 과목 4.0 만점을 받고, 미국 대학교 영어 교육 석사 학위와 교학 박사 학위를 성공적으로 취득했다. 나는 내가 가진 재능을 100분 발휘하며 전력 질주를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툴 박스에서 꺼내서 사용한 Skill은 단순히 읽기, 쓰기, 수리능력과 같은 각 과목 자체의 내용을 소화하기 위한 Skill만은 아니었다.


내가 다닌 미국 교육대학원 수업은 Topic에 대한 조사 및 발표하기, 온라인 그룹 토론방 참여하기, 그룹프로젝트 수행하기, 온라인 시험, 개인 과제 제출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박사 과정은 그러한 일련의 수업에 이어 마지막 관문으로 논문을 쓰기 위한 데이터 분석 과목과 논문 쓰기 과목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 박사 논문을 쓰고 심사 과정을 통과하면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특히 마지막 논문 쓰기는 오롯이 혼자서 모든 단계를 밟으며 해나가야 하는 외로운 과정이다. 논문을 쓰기위해 내가 동원한 나의 Skill은 비단 읽기, 쓰기, 수리적 능력이 다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많은 글을 읽고 리서치를 한 후 글이나 영상 매체로 자신의 앎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결정적인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그런 과제 수행이 가능하다. 바로 Soft Skill이라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위에 나열한 나의 얼마 안 되는 재능 박스에서 내가 유용하게 꺼내어 썼던 것은 바로 Soft Skill이다.


❚약점도 강점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Soft Skills

최근 들어 많이 언급되는 이 Soft Skills은 Hard Skills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Hard Skills은 전통적인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왔던 것, 읽기, 쓰기, 수리 능력, 프리젠테이션 능력, 컴퓨터 사용 능력과 같은 직업의 업무에 직결되는 능력이다. 이와는 달리, Soft Skill은 “People Skills”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인간 관계, 사람 성격, 전문가적 태도, 에티켓등과 관련된 skill이다. 협업능력(Collaboration), 대인관계능력(Interpersonal), 리더십(Leadership), 인내심(Patience), 시간 관리 능력(Time Management),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문제 해결력(Problem Solving)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인 LikedIn의 한 연구는 고용주의 57%들이 Hard Skills보다 Soft Skills을 더 중요시 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적어도 1980년대 이후부터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당연히 읽은 미국 대학교는 교육과정안에서 이러한 Soft Skills을 함양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변화된 미국 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나의 숨어있던 Soft Skills 또한 연마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내가 목표지점까지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위에서 열거한 나의 특징 중에서 비단 좋은 것이나 나의 강점만을 꺼내어서 쓴 건 아니었다. 때로는 나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어 나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다음 글에서는 저의 약점이나 불리한 상황이 미국 대학원에서 어떻게 Soft Skills로 활용되었는지 솔직한 저의 경험을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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