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에게 쓰는 글 1

: [2022. 7.24]

by Hey Soon


❚일기란?

지난 주 우연히 유튜브 자기 계발분야 영상을 봤다. 일 년에 10억인가 하는 엄청난 수입을 자랑하는 30대 남성이 자신의 성공 비결로 단연 일기쓰기를 꼽았다. 일기 쓰면 좋지, 문장력도 늘고 생각의 힘도 늘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도 있고. 나는 약간 시니컬한 태도로 그 영상을 봤다. 그리고 며칠 후 또 다른 자기 계발 유튜브 영상을 봤다.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일기는 자신과의 대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꿈을 향해 가는 나의 여정에 자신을 다독이고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월급쟁이

오늘 유명한 켈리 최의 웰씽킹을 설레는 마음으로 정독하기 시작했다. 이야기 초반 저자는 자신의 꿈을 최대한 구체화 시킨 한 문장을 만들기를 권했다. 그리고 그 문장을 매일 100번 이상 외치거나 쓰라고 했다. 그 책을 움쑥 움쑥 읽어 나가기보다 중요 대목이 나올 때 마다 잠시 나에게 적용할 부분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내가 꿈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매달의 월급에 전전 긍긍하는 월급쟁이었지 나는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내 인생의 구체적인 꿈이 없다.


❚막연한 꿈

오후 한 나절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10년 후에 뭐를 하고 싶은 지. 내가 인생의 후반부에는 무슨 일을 하며 나 자신의 가치를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게 없다. 그저 막연히 교사로 명예퇴직이든 정년퇴직이든 하고 나면 그때나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게 되겠지. 지금은 겸직이 되지 않는 신분이니 그저 작은 소일거리의 글쓰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언젠가 이 글쓰기가 어디에 도움이 되겠지하면서 그저 막연함만 가지고 살고 있었다.


❚내 마음과 생각 주머니 정리

그때 문득 생각이 났다.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구나. 남에게 읽힐 글만 썼지 내가 읽을 나의 글을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를 알기 위해, 내가 문득 문득 읽을, 나에 대한 글은 다름 아닌 일기라는 장르의 글이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생각과 감정이 내 마음과 생각 주머니를 왔다 간다. 그 중에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나를 갉아 먹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리하기 전에는 내 마음과 생각 주머니는 온통 뒤죽박죽 쓰레기통과 같다. 그러니 차분히 하나씩 정리하며 나에게 득이 되는 것들을 쟁여놓고 나를 갉아먹는 생각과 감정은 분리수거해서 처리해야 하면 좋을 것 같다.


❚주간일기 쓰기 이벤트 도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네이버 블로그를 여는 데 주간 일기 챌리진 이벤트 홍보 팝업창이 눈에 들어왔다. 보지도 않고 오늘 하루 그만보기를 클릭하거나 팝업창을 닫아 버리는 편인데, 오늘은 우연히 그 창에 쓰인 제목을 읽었다. 일기쓰기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해야 하나? 비록 6월 6일부터 진행된 이벤트라 한 달 반은 놓쳤지만, 오늘부터 나와의 대화를 청해보려 한다.


❚나에게 던진 질문

4주간의 여름 방학이 시작된 둘째 날 나는 오늘부터 부자들의 습관에 대한 공부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자기계발 분야가 단연코 내가 읽는 책의 메인 장르이다. 읽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뭔가 희망이 생겼지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나와 멀어지는 듯한 저자들의 이야기에 매번 실망을 하곤 했었다. 그리고 매번 읽은 책 내용과 상관없이 또 뻔한 나의 사고방식에 머물렀다.

미국유학을 끝내고 귀국한 지 만 2년이 흘렀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무엇을 더 해보고 싶은 지 찾으려 애를 썼다. 그러나 아직도 그 구체적인 꿈을 찾지 못 했다. 미국에서 박사를 할 때는 박사 학위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기에 매일의 삶을 아주 열심히 목표를 향하는 스텝을 밟았다. 그리고 목표 달성을 했다. 내가 계획한 시간 안에 박사학위를 얻었다.

그런데 그 이후가 문제다. 남다른 경험을 비싸게 하고 난 이후 나는 그걸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아직 못 하고 있다. 솔직히 내가 뭐를 하고 싶은 건지 내가 뭐를 더 잘 하는 지 생각이 잘 나질 않는다. 그저 평균치 보다 조금 나은 나의 영어 실력, 일반인들보다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한 나의 지난 미국 유학시절들, 그게 나의 유일한 특징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으로 뭘 어떻게 하면 내가 더 가치로운 내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어떤 가치있는 일을 더 할 수 있을까?


❚시간을 그저 보내지 않기

20년 교직생활을 한 나의 경험을 살려 나의 인생 후반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교육사업인 듯 하다. 하지만 당장 교사직을 그만두고 학원을 오픈하고 사업을 해 낼 마음은 없다. 아니 잘 해낼 준비도 되어 있지 않지만, 잘 할 자신도 없다. 그렇게 하루가 한 달이 일 년이 지나고 그 시간들이 반복되면 나는 어느덧 50의 나이에 가 있겠지?

그러지 말고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탐색해봐야 겠다. 내가 배운 것들, 조사해서 알게 된 것들, 나의 생각이나 느낌들을 글로 좀 적어봐야겠다. 꿈을 정해서 그것을 위해 나가면 참 좋겠지만, 나에게 아직 꿈이 생기지 못했다. 대신 다행히도 나의 관심 분야는 분명하다. 교육, 영어, 강연, 강의, 글쓰기 등이 나의 키워드 같다. 나의 관심 분야의 사람들이 하는 일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겠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은 어떤 일인지 눈여겨 봐야겠다.


❚나쁜 습관 하나 버리기: 파티 줄이기

또 한 가지 오늘부터 실천하고 싶은 것은 파티를 줄이는 것이다. 켈리 최는 글에서 세 가지 나쁜 습관을 버리길 추천했다. 술, 유희, 파티가 그것이었다. 이유는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술, 유희는 나와 상관이 없다. 술은 그저 가끔씩 남편과 맥주 한 캔이나 와인 한잔 하는 수준이니 그 마저 줄일 생각은 없다. 유희는 애초에 나에겐 해당이 안 된다. 온라인 게임은 애초에 시작하지 않았고 드라마를 끊은 지는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파티가 문제다. 주말이면 늘 언니, 여동생은 수다를 떨러 인근 커피숍에 거의 출석 체크라도 하는 양 매주 모인다. 최근 그 모임에 다녀와서는 마음이 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간도 시간이고 매번 내는 커피값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차에 오늘 켈리 최의 조언을 한 번 따라 보기로 했다. 오늘도 주말이라 어김없이 여동생이 단톡에 인근 커피숍에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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