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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차 Jul 18. 2024

내가 인디가수 인터뷰어가 된 이유

제가 주접이 체질이라 

나는 내향형 인간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전혀 없이 살았다. 섭외를 위한 인스타 그램을 만들기 전까지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없었다. 이런 내가 어쩌다 인디가수 인터뷰어가 되었을까. 나 조차도 의문스러워 그 과정을 글로 남겨본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연예인과 일반인의 경계가 뚜렷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체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각 매체의 영향력이 컸고 접근성은 낮았다. 그러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누구나 개인의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때가 왔다. 요즘은 공중파뿐만 아니라 인터넷 방송등 다양한 매체가 제각각의 영향력을 가진다. 나 같은 일반 회사원도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런 배경 덕분에 내가 인디가수 인터뷰어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처음에는 가수 오아(OHAH)라는 친구의 채널에서 영상으로 이 콘텐츠를 함께 하려고 했다. 회사를 다니며 돈만 좇던 나에게 인디 가수들의 생활이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친구와는 이전에 '찾아가는 노래 배달 서비스'라는 콘셉트의 '당신만의 오아시스'라는 시리즈를 함께 제작한 적이 있었다. 이 콘텐츠가 생각보다 잘 안 됐다. 우리는 결과에 비해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였다. 쉽게 지쳐버렸다. 시기 좋게 유튜브 콘텐츠 컨설팅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컨설팅을 받으며 우리의 콘텐츠의 기획이 조금 부족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다음으로 준비 중이었던 '오늘도, 작업실'도 기획을 바꾸지 않는다면, 이전 콘텐츠와 끝이 같을 것이 뻔했다. 우리는 기획의 중요성을 깨닫고, 오랫동안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했다. 새로운 콘텐츠는 곧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늘도, 작업실'을 기획할 때, 영상과 함께 글로도 가수의 이야기를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프리퀄 개념으로 영상이 업로드될 때마다 인터뷰도 함께 올리려고 계획했었다. 그래서 이미 인터뷰도 해 놓은 상태였다. 콘텐츠가 무산되자 써둔 인터뷰는 나의 컴퓨터에서 영영 갇히게 될 위기에 처했다. 열심히 인터뷰를 작성했는데 이대로 묻히기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하며 느꼈던 생각들, 나눈 에너지들이 나는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단 한 명이라도 이 인터뷰를 읽고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할 수 있다면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상 제작은 무산되었지만, 그냥 인터뷰를 업로드하기로 결정했다. 가수 XXX를 검색했을 때 내 인터뷰가 뜰 수 있도록. 



앞서 말했듯 나는 내향형 인간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초반에 결심했을 때는 '아 그냥 포기할까? 이거 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만둔다고 해서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인터뷰 시간 중 나누는 대화가 서로에게 무의미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고, 내가 그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미안했다. 그러던 중 칸트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칸트는 매일 점심식사 시간에 다양한 계층,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지독히도 계획적이었던 그의 하루 일과 중 '대화'가 있었다는 점이 감명 깊었다. 나도 칸트처럼 접근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과의 대화. '그냥 즐겁게 대화하자'는 마음으로.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다름을 느껴보기로 했다.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분명 환기의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하며 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어 좋다. 바로 내가 '주접 천재'라는 것이다. 나는 상대방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물론 인터뷰이들에게. 어쩌면 나에게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을 수도 있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잘 표현하면 좋을 텐데. 아무튼, 그런 나의 주접들을 인터뷰 후기 형식으로 작성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섭외이다. 지금까지 쌓아둔 게 없기 때문에 무작정 온라인 채널로 부딪혀야 한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순항 중이다. 앞으로도 이 대화를 반기는 사람이 여전히 있기를 바라며 열심히 섭외메일을 작성한다. 인터뷰를 하며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 다양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느낀다. 또 수락해 준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고마우니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된다. 직업이 가수인 사람들인지라 미리 제공되는 정보가 많아 대화를 시작하기가 수월하다. 인터넷을 뒤지며 한 사람의 발자취를 정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오늘도, 작업실'은 정보 제공용 인터뷰보다는 일반인을 인터뷰하던 시절 유퀴즈에 가깝다. 독자들이 읽기에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사는구나' 하는 잔잔한 재미로 '오늘도, 작업실'을 찾아주기를 바란다. 



'오늘도, 작업실'은 처음에는 브런치에만 작성하다,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도 업로드하고 있다. 이 글을 읽고 '오늘도, 작업실'이 궁금해진 독자 분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 읽어보기를. 

(이 글을 읽는 인디 가수 분이 있다면, 주저 말고 DM 주세요!)



오늘도, 작업실 

브런치 매거진 : https://brunch.co.kr/magazine/atstu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iamatstudio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iamat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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