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Science>에 글 한 편이 실렸습니다. 2010년 한 해 동안 480~1,27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산정되었으며, 전 세계의 폐기물 관리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2025년에는 그 수치가 무려 10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는데요.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 과연 보고서의 내용은 현실이 되었을까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지, OECD는 2022년 Global Plastic Outlook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총량은 100~170만 톤 가량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끔찍한 재앙은 간신히 막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간극에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바다를 표류하는 플라스틱은 자외선을 받아 아주 빠른 속도로 분해됩니다. 작아진 플라스틱 조각은 물살을 따라 떠돌거나, 가라앉기도 하고, 해안선에 머무르며 동물에게 먹이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한 셈입니다. 언제 우리의 식탁 위에, 몸 속에, 폐 안에 모여들지 알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요.
바닷새와 해양 플라스틱을 연구하는 호주의 Adrift Lab은 올해 5월 로우하드 섬의 새에게 “바삭바삭한 새(crunchy birds)”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이렇게 알쏭달쏭한 이름이 붙은 데에는 경악스러운 이유가 있었습니다. 생후 8~90일밖에 되지 않은 아기 새의 뱃속에 778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어미 새가 매일 10여 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준 것과 다름없는 수치라고 하는데, 상상이 가시나요? 작은 몸집에 플라스틱이 꽉 들어차 있는 참혹한 광경을 상상하면 당분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근절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바닷속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플라스틱 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가 방류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2021년 4월부터 이를 감행한 202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불거졌던 ‘후쿠시마 오염수’도 그중 하나입니다. 국내외의 반발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탓에 관심이 다소 사그라든 이슈인데요. 올해 4월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일본이 방출한 오염수는 약 94,000톤이라고 합니다.
환경에 미칠 우려로 나라 안팎이 시끄러웠을 당시에는 한국 정부가 “오염수가 10년 내외로 우리 해역에 도달할 것이지만,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회유하러 나섰습니다. 12차 방류까지 완료된 지금,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오염수가 위험하다는 주장의 대표적인 근거는 오염수에 들어 있는 삼중수소와 방사성 핵종이 바다에 수만 년간 축적되면서, 먹거리부터 인간의 DNA에까지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방사능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3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처리 방식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현장 모니터링 역시 기준에 맞게 유지되고 있다’라고 발표하며, 일본의 계획대로 오염수를 방류하면 인체와 환경에 미칠 방사능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죠. 지난달 일본에 전문가들을 파견한 정부도 “후쿠시마 원전 방류 설비에 이상 없었다”라고 밝히며 국내와 수입 수산물의 모든 건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브리핑했습니다. 국내산 갈치, 바지락 등 13건의 삼중수소 모니터링 결과도 불검출이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변화가 미미한 시기인 것인지, 무엇 하나 단언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인 듯 보입니다. 그러나 숲, 하천, 퇴적물에 불용성(*액체에 녹지 않는 성질) 핵종이 축적되어 확산될 수 있는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이상 기후에 따른 예측 모델을 보완하고 고도의 모니터링을 시행하며 사후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한국, 때로는 지치고 회피하고 싶은 문제일지라도 계속해서 마주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해양 오염에 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참고문헌
1. Plastic waste inputs from land into the ocean | Science
2. How much plastic waste ends up in the ocean? | Our World in Data
3. Our “crunchy birds” make international news | Adrift Lab
4. 후쿠시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왜 논란인가? | BBC news 코리
5. 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2차 방류 완료 | KBS
6.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1차 방류…IAEA “국제기준 부합” | 이데일리
7. 정부 "후쿠시마 원전 방류설비 이상 없어" | 투데이에너지
8. Kozai, N., Ohnuki, T., Arisaka, M., Watanabe, M., Sakamoto, F., Yamasaki, S., & Jiang, M. (2012). Chemical states of fallout radioactive Cs in the soils deposited at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Plant accident. Journal of Nuclear Science and Technology, 49, 473-478.
9. Evrard, O., Laceby, J., & Nakao, A. (2019). Effectiveness of landscape decontamination following the Fukushima nuclear accident: a review. SOIL.
editor.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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