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금순 씨

화양연화

by 이경란

금순 씨의 화양연화 시절이라 할 수 있으려나... 바르게 살기 위원회에서의 활동을 이야기할 때 가장 신난다.


우리 육남매, 엄마 모시고 종종 여행을 간다. 이번엔 네 자매가 사위들과 함께 수안보 온천여행을 갔다. 가까운 문경새재, 그리고 근처에 있는 사찰도 가고, 앉아서 쉴 수 있는 찻집에도 찾아 다닌다. 잠시 걷기 삼아 산책코스를 넣어서 다니는 편이다. 90을 바라보는 엄마는 걷기가 힘드니 항상 "나는 차에서 기다릴 테니 너희들끼리 다녀와라." 한다. 단지, 자식들과 함께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몇몇은 걷기에 동참하고 엄마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는 사람, 조금 걷다 오는 사람, 뭐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다시 차를 타고 마지막 목적지 찻집으로 가기 위해 이동했다.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찻집, 엄마는 찻집에 앉아있고 사위가 걷기하고 왔다. 그리고 딸들이 걷기 하고 왔다. 그리고 되돌아가는 길, 산모롱이를 돌아가니 엄마는
"여기는 내가 와 본 곳이야, 바르게 살기 할 때."

엄마와 여행을 하다 보면 늘 듣는 말이다. 그 시절이 그리운가 보다. 엄마의 화양연화 시절.

특히 그 시절을 이야기 할 때 엄마의 얼굴은 더 밝아진다. 우리 남매와 여행 할 때보다 더 신났던 어느 때가 있었던 모양이다. 대부분 그 당시에 와 본 곳이라고 한다.
"~엄마, ~네 등등"
실제 와 본 곳인지, 안와 보고 비슷한 곳을 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어서 오늘처럼 말하는 것이 또 있다.

"회장 할 때~~~"
"회장했어요?"

엄마 평생에 한 번 해 본 회장님이었으리라. 그 시절이 엄마의 화양연화이었으리라. 그리곤
"아, 재미있었겠네요."

정도로만 대꾸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될 것 같아 끝맺음 같은 대꾸로 답하는 것이다. 참 나쁜 딸일 수 있다.
아들이 자랄 때, 같은 것을 아무리 반복해서 물어도 묻는 그 모습이 신기하고 신통하고 귀엽기 짝이 없었다.
아들이 이런 질문도 할 줄 안다며 자랑까지 한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도 아들이야기 꺼내고 싶어 기회를 엿보면서 안달복달 기어이 말하고야 만다. 신나서.

지금 손녀도 그렇다. 아무리 작은 소리 한 번 내어도 신기하고 신통해서 반복반복하기를 바란다. 일부러 말을 시킨다. 똑같은 그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서. 100번, 1000번을 물어도 지겹지가 않았다. 물을 수록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반복해서 말하는 건 성가시게 들린다. 귀찮아서 두 번 다시 안 물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두 번만 더 말하면 100번이라는 둥, 더 이상 말하지 못하도록 "알았어요." 마무리해 버리려고 했다.

이 사진을 보며, 엄마의 화양연화 그 시절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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