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필로그처럼, 시작하며
돌이켜보면 나는 언제나 바쁘게 살았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거창한 야심보다,
멈추는 순간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이 나를 더 자주 밀어붙였다.
쉬는 법을 몰라 다음으로, 또 그다음으로 나를 몰아세우며 숨 가쁘게 살아온 날들.
그땐 몰랐다.
내가 그렇게 기를 쓰며 버텨냈던 그 팍팍한 시간들이,
훗날 나를 지탱해 주는 가장 단단한 기억의 뿌리가 될 줄은.
이 기록은 대단한 성공담도, 특별한 영웅담도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평범해서 무심코 지나쳤을 일상의 풍경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거울을 보듯 꼭 닮아 있을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삶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익힌 일들,
배우고 싶다는 갈증 하나로 새벽 공기를 가르던 시간,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아프게 깨달은 사랑과 책임에 관한 기록들이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나는 잘 살아왔을까." 그 물음에 선뜻 확신을 가질 순 없지만, 단 하나 분명한 사실은 있다.
그때의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냈고,
지금의 나는 그 치열했던 시간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글은 그렇게 뚜벅뚜벅 걸어온 나의 흔적이다.
아울러 이 작은 기록이,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시간을 외롭게 견디고 있을 누군가에게
"당신도 잘하고 있다"는 소리 없는 응원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 마음을 담아, 이제 나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