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합격자 1순위로 선발되다
현재 재직중인 직장이 집에서 출퇴근하는데 왕복으로 매일 100분정도 소요되다보니 경제적으로 또한 시간적으로도 소모가 커서 전직을 결심하고 다른 직장의 일자리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왕이면 현직장과 처우가 비슷하되, 출퇴근하는데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소모가 덜 되는 곳으로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간 별다른 소득없이 지나쳐 가다가, 지난 1월초에 현재 하는 직무와 비슷한 직무에, 처우도 비슷하면서, 집에서 출퇴근하는데 왕복으로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일자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계산해봐도 한달에 25만원정도의 비용을 아낄 수 있고, 하루에 70분의 시간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내가 찾던 그런 일자리를 찾았구나 싶어, 그날로 바로 입사지원을 하였습니다.
그 다음주에 서류전형에 합격하였으니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현 직장에 적당히 둘러대고 반차휴가를 내고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1명을 뽑는데 무려 16명의 면접자가 온 걸 보고 놀랐습니다.
통상적으로는 5배수 정도를 선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은 입사서류를 제출한 사람은 모두 면접을 보게끔 배려를 한 것 같았습니다.
한 참을 대기장소에서 대기하다 면접을 보러 들어갔습니다.
5명이 1팀으로 단체면접을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면접관은 4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직무는 이미 만으로 8년째 하고 있기 때문에 직무의 내용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이 알고 다양한 경험이 많아 면접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같은 조에서 면접을 본 사람 중 동일 직무 경력자는 저를 포함해서 2명밖에 없었고, 나머지 3명은 다른 일을 하다 이 일에 지원한 사람들이었습니다.
20여분간의 집단면접을 마치고 면접장에서 나왔습니다.
나름 질문에 잘 대답했다고 자부했고 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합격자 발표일 오전에 문자가 왔길래 합격에 대한 안내문자로 알고 확인해 보았더니, 아쉽지만 예비합격자 1순위가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16명의 면접자 중 2등을 했다는 얘기였고, 탈락했다는 얘기였습니다.
나름 면접을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저 보다도 잘 본 사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3개월이내에 합격자가 중도퇴직을 하면 예비합격자 1순위에게 선발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을 위로로 삼아야 했습니다.
면접을 보고 난 후, 합격을 하게 될 거라는 지레짐작에 현 직장에 대한 정리사항과 앞으로 계획 등을 거창하게 구상했었는데 모두 쓸모가 없게 되었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물부터 마신다"라는 속담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헛헛한 마음을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있을거라는 일말의 희망으로 애써 감추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다음 번 좋은 기회는 마음에 드는 직장일 수도 있고, 하고자 하는 개인사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냥 한 번의 좋은 기회를 놓친 것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