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읽지 않기로 시작된 독서의변화

by 말줄임표


서랍 구석, 먼지가 뽀얗게 앉은 기계 하나.

큰맘 먹고 샀던 이북리더기였습니다.

돈 아까워 억지로 몇 번 켜봤지만 결국 다시 처박혔던 물건.

그렇게 3개월이 흘렀습니다.


종이책만 고집하던 저에게 전자책은 고역이었습니다.

답답한 화면.

속 터지는 페이지 넘김.

종이를 넘기는 손맛도, 특유의 나무 냄새도 없었습니다.

책이 아니라 차가운 기계 덩어리를 만지는 기분이었죠.

특히 저를 힘들게 한건 느린 속도와 책처럼 페이지를 바꿔가면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한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것도 고역이었습니다.


포기하려던 찰나, 우연히 떠난 여행이 모든 걸 바꿨습니다.

캐리어를 챙기다 멈칫했습니다.

가져가고 싶은 책 세 권. 무게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서랍 속 그놈을 꺼냈습니다.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가벼웠습니다.

어디서든 펼치기 편했습니다.

짐이 산더미인 캠핑장에서도 이 작은 기계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이 기계를 '종이책의 대체품'으로만 여겼다는 사실을요.

활용법을 바꾸자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비결은 '목차 활용'에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꾸역꾸역 읽지 않았습니다.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낚아챘습니다.

빠르게 훑고, 진짜 내게 필요한 지식만 골라냈습니다.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종이책은 '깊게' 읽기. 전자책은 '넓게' 훑기.


역할을 나누니 독서 효율이 폭발했습니다.

예전에는 책 한 권 고르는 데만 한 세월이었습니다.

지금은 전자책으로 10권을 가볍게 스캔합니다.

그중 정말 소장하고 싶은 2권만 종이책으로 삽니다.


실패 없는 쇼핑, 시간 낭비 제로.

독서량이 전보다 1.5배는 늘었습니다.


여전히 종이책의 질감을 사랑합니다.

사각거리는 소리, 시원한 시야는 전자책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둘을 같이 쓸 때 독서의 해상도는 가장 높아집니다.


혹시 사놓고 방치 중인 리더기가 있다면 오늘 당장 꺼내보세요.

읽는 방식만 살짝 바꾸면 됩니다.


정말 당근 까지 하려고 알아 보던 리더기 였습니다.

읽지 않고 서랍속에 잠드는 기기 였습니다.

지금은 매일 전자책으로 책을 찾고,

외출을 하거나 여행을 할때는 필수 기계가 되었습니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읽고 싶은 책을 여러권 읽을수 있는 이북 리더기.

책만큼의 아날로그 감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두개를 같이 읽으니 시너지가 확실히 납니다.


이렇게 책을 읽으니,

확실히 책을 더 다양하게 읽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종이책이 지겨워지면,

전자책으로 대체도 하고,

전자책이 지겨워지면,

종이책으로 대체도 하면서,

책읽는 권수가 확실히 늘었습니다.


물론 무엇으로 읽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계속 읽어 나가느냐가 핵심입니다.

이북리더기는 계속 읽어 나가기 위한 방법중의 하나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책상에 앉아 이북리더기를 열고, 책을 보고 아침을 준비 합니다.


즐거운 하루의 시작 이자 저만의 루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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