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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글 Oct 18. 2021

숙명


너는 왜 하필

가난하고 힘없는

내 품에 파고 들어와

서럽고 짧은 생을 토해놓고

나에게는 후회로 남아

상처로 남아


눈감지 못한 죄

외면하지 못한 죄

마지막까지 붙들고

살려달라  

신에게 구걸한 죄


하지만 잠시라도

따뜻했다면

잠시라도 배부르고

행복했다면


나는 여전히

다시 또 다른 너를 품고

안아줄 수밖에 없구나


길봄이라는 숙명

놓을 수 없는 운명

자책으로 헝클어진 마음

다시 일으켜

걸어야 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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