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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글 Feb 23. 2022

열흘간의 사랑

뚜비 이야기

뚜비 구조 사연

제가 따로 정리하려다

Yunny Cho 님이 쓰신 글이 절절해서 그대로 가져다 올립니다.

너무나 미안하고 아픈 아이라 그림으로 남기고 싶으시다는데 구상해서 이야기를 담기에 요새 제가 너무 힘들어서  뚜비가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다시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엄마가 생겨서 행복했을 거예요.

이름 없이 지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4일째 사무실에서 뚜비와 밤 을지 새며 돌보고 있다.

지난 금요일부터 뚜비가 너무 불쌍해서

계속 울었다.  너무 울어서 얼굴이 말도 아니다.


뚜비를 구조할 때만 해도 내 마음은

1. 상태 봐서 치료 후 방사 가능하면 방사

2. 방사 불가능 상태라면 생이 다할 때까지

보호 후 스스로 밥을 못 먹으면 고통이 오기 전 편히 보내주자,였다.


그런데 나와 함께 있는 뚜비를 보니

여태껏 밖에서 치열하게 살다 병에 걸리고 나서야  나에게 와서

생애 처음  따뜻한 손길을 느끼고

차도 없고 영역 안의 싸움도 없는 안전한 장소

부드러운 바닥이  뚜비에겐  처음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뚜비는 몸은 불편해도 행복해 보인다.

어떻게든 뚜비가 조금만 더 오래 행복을 느끼면 좋겠지만 또 다른 병원에서는 뚜비는 몸이 이제 다 된 것이라고 몸이 마비된 것이 아닌

곧 별이 될 징조이니 길어야 2-3 일 살 거라고, 고생시키지 말고 보내란다.


눈물이 수돗물처럼 쉬지 않고 흐른다.

한 달 만이라도 뚜비가 나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떠나면 좋겠다. 지금 보내기엔 너무 미안하고 가엽어서 못 보내겠다. ㅜ.ㅜ


한 달만, 한 달만, 더 욕심 안 낼 테니 허락되면 좋겠다.


그러나 뚜비는 10일을 살고 갔다고 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10일을 엄마와 보내다 별이 되었습니다.

편히 쉬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열흘이라는 시간은

서로 오롯이 사랑하기 충분한 시간  


부모 자식의 연이 되어

서로 안아주기에 충분한 시간


그 짧은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애달파

오랫동안 1초 1초 생생한 기억이

그 촉감 냄새가 아까와

붙잡고 또 붙잡고


울고 울고 또 울던 그 시간 끝에

너는 이만하면 행복하다고

보이지 않는 눈에 나를 엄마로 담고.

나는 잊지 못해 가슴에 널 담았구나


겨우 열흘 내 품에서 편안해하던

작고 소박한 아이 뚜비


평생이 되겠구나 그 짧은 사랑은

아프지만 그리움이 되어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내아가 뚜비


사랑해

#뚜비

#엄마가생겼어

#이동글의 길고양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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