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자동차를 보지만, 운전은 못하는

전기차는 튀어나가고, 내연기관은 울린다

by 문카로그





점심을 먹으러 갔을 뿐인데,

테이블 위 대화가 “전기차냐 내연기관차냐”로 흘러갈 줄은 몰랐습니다.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사이에, 직장 선배 두 분이 서로 다른 논리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무조건 탄력적이야."


“액셀 밟는 순간 나가는 맛이 달라요. 차가 바로 튀어나가잖아요.”
“내연기관차는 그런 맛은 없지만... 대신 소리가 있어요.”
“운전은 감성이라고, 브아앙— 하고 들어오는 그 울림이 있단 말이에요.”


처음엔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인턴은 요즘 무슨 차 좋아해요?”


자동차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 보면, 마지막 질문은 늘 인턴에게로 돌아옵니다.

모두가 약간은 놀랄 걸 알면서도, 솔직히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제가 운전을 안 해서요. 아직까지 부모님 차랑 친구들이 운전하는 차만 타봤어요. 하하..”


역시나, 모두가 잠깐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곧 “그럴 수도 있죠” 하고 웃으며 넘어가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때, 선배 한 분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차는 스펙으로만 보면 몰라요.
한 번 타보면, 그냥 느껴져요.
그때 ‘아 이 차가 나랑 맞는다’는 감이 와요.”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맴돌았습니다.




“차를 느껴봤어?”라는 질문


그날 오후, 마케팅팀에서 공유받은 한 캠페인 영상에는
고객이 차량에 앉아 핸들을 잡고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속도나 연비 같은 숫자는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서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차이에 대한 모든 것 이라는 글을 찾았습니다.


전기차는 조용하지만, 울컥거리는 감각이 낯설다는 사람도 있고,

내연기관차는 소음이 있지만 그게 오히려 감성이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문뜩 꺠달았습니다.


기술을 전달하는 방식이 꼭 ‘정보’여야만 하는 건 아니구나.
고객은 결국 ‘느낌’으로 기억하는구나.


내가 마케팅팀에서 할 수 있는 일도,

그런 느낌을 번역하는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발짝, 자동차에 가까워지다

.

아직 운전은 못하지만, 관심은 생겼습니다.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일상과 감정을 태우는 공간이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자동차는 결국 ‘데이터’가 아니라 ‘감각’으로 이해되는 세계라는 것.

그리고 나는, 아직 그 감각을 느껴보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느끼고 싶어졌다는 것.






- 문카로그 인턴 생존기 시리즈 中 3편

작가의 이전글전시회 부스에서 배운 ‘기술을 말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