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차량 속 UX’
2025년, 자동차 브랜드들의 경쟁 무대가 이제 경쟁하던 파워트레인에서 ‘운전자가 대면하는 화면’으로 옮겨가고 있다면, 그 무대 위에 IT 기업들도 올라오고 있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에 말을 걸고, 뒷좌석에서 OTT를 보며, 집안 가전과 연동하는 삶.
바로 이 경험을 누가 더 자연스럽고 스마트하게 제공하느냐가 브랜드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1. 애플과 구글, 차량을 OS로 삼다
애플은 CarPlay Ultra를 통해 단순한 화면 미러링 단계를 넘어선다.
이제 계기판, 공조 시스템, 차량 제어 기능까지 CarPlay가 차지한다. 운전자가 마주하는 거의 모든 UI를 애플이 디자인하게 되는 셈이다.
Google은 Android Automotive OS를 통해 차량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앱을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는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볼보, 르노, GM 등은 이미 Android Automotive을 적용해 차량 내부에서 유튜브를 틀거나, 구글 어시스턴트와 대화하는 시대를 열었다.
2. LG, IVI 시장 진출… 삼성도 예고편 상영 중
LG전자는 구글 인증 IVI(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이며 완성차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커넥티드 디바이스 사업을 포기한 대신, ‘차량 속 UX’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다.
삼성전자는 공식 발표는 없지만, Tizen OS 기반의 차량용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는 업계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반도체·가전 생태계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인 만큼, 스마트싱스 중심의 연결 전략이 핵심 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3. BMW × 카카오: AI 음성 UX도 뜨겁다
화면 경쟁만 있는 게 아니다.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도 UX 전쟁의 핵심 축이다.
BMW는 최근 카카오 자회사 디케이테크인과 차량 음성 AI 시스템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의 LLM(대형 언어모델) 기반 음성 엔진이 BMW에 탑재되어, 클라우드 없이도 차량 내에서 자연어 처리가 가능해진다.
BMW 코리아 R&D 센터가 주도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어 최적화, UI 현지화, 음성 패턴 학습 고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눈은 도로에, 손은 핸들에, 대화는 차량에게” 라는 미래형 UX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4. UX의 확장: 이제는 차 안에서 집을 켜고, 집에서 차를 부른다
자동차 UX 경쟁은 차량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차량 밖’과의 연결성까지 통합하는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와 연동하여 ‘홈투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로써 집에서 문을 잠그면 차량 시동이 켜지고, 집의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며, 차 안 에어컨이 켜지는 루틴이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반대로 ‘카투홈(Car-to-Home)’, 즉 차량에서 음성 명령으로 집의 전등을 켜거나 커피머신을 작동하는 시대도 예고되고 있다.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청사진이 현실로 구현되는 과정이다.
5. UX 주도권 = 브랜드 생태계 주도권
UX는 단순히 화면 예쁘게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차량 안의 사용자 경험을 누가 통합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생태계의 중심’이 결정된다.
스마트폰처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앱을 설치하듯 기능을 추가하며
내 삶의 모든 디바이스와 연결되는
이런 차량을 만드는 것은 자동차 기업만의 싸움이 아니다.
애플, 구글, LG, 삼성, 카카오 — 모든 기업이 차 안에서 ‘다음 OS 패권’을 노리고 있다.
- 문카로그 산업 동향 시리즈 中 4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