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Ku_GUNzXoeQ?si=QRyo352yPt2mlQVk
95년을 산 할머니가 떠나고 난 3일을 쉬고.
코끼리 무리에 애도의 의식 같은 게 있다는 걸 안 적 있다. 죽은 코끼리 앞에 모여 의식 같은 걸 치르는 것이었다. 종교적인 시선 관점에서 볼 때 이 세상엔 말 안되는 일들이 너무 많다. 할아버지는 단 한 명의 손자도 보지 못하고 갔음에도 그들은 그 사진을 안다. 그의 모습을. 이제 내게 남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없음에도.
철마 어느 땅에 묻혔던 할아버지 묘를 파 개장하고 화장하며. 다시 그 오랜 사진을 볼 때, 우리 할아버지는 여전히 멋있구나 하던 손자들이. 결국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거였지만.
우리가 만약 코끼리라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옷을 입고 오고, 누군 돈 많아 보이고 또 누군 움추린 모습이기도 하며. 바닥에 놓아지는 루이비통 가방을 보면서, 누가 톰 브라운 양말을 신은 걸 보면서는 난 언젠가 어느 날 알렉산더 맥퀸 팔찌와 신을 신고 절에 가야지.
누구보다 절에 어울리게 생긴 내가 그런 신을 신고 그런 팔찌를 하고 나타나면 스님이 어떻게 생각할까 싶으면서도.난 귀의할 듯, 아니면 마치 내 집에 온 듯 포근했으며. 목탁 때리는 소리에 머리가 울리고 그 노래는 왜 한도 없을 것 같았는지.
파리 이곳저곳에 있던 성당에서 들리지 않을 기도를 할 때, 내 가슴에는 살지 않는 예수, 성모 마리아임에도 난 서양인들처럼 옷 입는 걸 좋아했으니.
죽음은 어둡고 깊은 곳에 있지만 저 높은 곳 있는 절은 볕이 들어 따뜻했고, 그토록 높이 쌓은 교회 성당의 탑을 보면서 위로 받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하늘은 멀지만 왜 그리도 가까울 때가 있는지.
나도 만약 코끼리라면.
모든 죽은 사람들과 그 오래된 노래마저 지금 살아 있는 듯 느낄 때 함께할 수 있다 믿음을.
두 손을 모은다. 인간이 이루어낸 모든 기적은 그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음을. 눈을 감고 기도하고 절하다. 저 먼 땅에서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https://youtu.be/nlVA_e6WQhw?si=61Yf7T7SJRV6sbd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