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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가게들, 임대 또 임대...
요즘 부산대 앞에는 빈 점포들이 많다. 꽤 오래전부터 그곳에는 사람이 없다 옛날에는 전부 술집이었는데 그런 말소리들이 들렸다. 서울은 어떨까? 신촌에도 혹시 빈 점포가 많은 건 아닐까 떠올려보고 의심했다.
그런 끝에 검색을 하니 신촌에도 빈 점포가 많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부산을 둘러싼 많은 안 좋은 소리들이 있었다. 후진 도시라는 이미지가 팽배하기 시작했고 그렇다. 그런가? 그 소문은 도대체 누가 퍼뜨린 것일까.
꽤 오래전부터 변화해온 일이라면 이젠 술집 카페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전포동이 대표적인 예다. 서면에는 1번가가 있었고 곧 2번가가 생긴다. 그리고 더 올라간다. 그까지 갈 줄 사람들은 누가 알았을까. 딱 동네의 극 오르막 입구에서 멈췄다 할 만큼 전포동 주택가 평지 지역은, 비교적 평지인 지역은 다 점령당했다시피 하다. 무수한 가게들로 말이다. 술집, 카페, 옷 가게...
반대로 거기서는 괜찮은 곳에 자리 잡는 일이 매우 힘들어졌다. 며칠 전에도 새 가게 단장이 한창인 모습을 봤고 생기고 또 생긴다. 대학교 앞은 왜 그런 것일까. 서울, 홍대 앞은 예외인 걸까.
남포동 국제시장에 가도 임대를 붙여 놓은 가게들이 많이 보이고 볼 수 있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해운대의 땅값은 더 올라갈 것이다. 시소놀이처럼 균형을 유지하려는 싸움은 계속된다. 그 게임을 주도하려는 자가 있다면 난 당장 그만두라 말할 듯이.
부산대앞이 썰렁해지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전포동 가게들의 지나친 일본풍 인테리어를 겨냥한 바 있었다. 그런 시선들이 존재했다. 그게 프랑스 스타일이든 미국 스타일이든 요즘은 그런 가게들이 많다. 아예 그 나라 언어로 도배하는 게 난 하나의 오마주 방식이라 느끼기도 했다. 누가 봐도 내가 창조해낸 건 아니라는 것을 말하듯. 그게 나라면 차라리 그렇게 하겠다 했던 것처럼. 곧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것을 오마주하려는 날이 오면.
오마주란 프랑스어로 존경을 뜻한다. 난 몰랐지만. 한창 프랑스어를 공부할 때도 오마주란 단어는 접해보지 못했던 듯하지만. 알려고 할 필요도 없는 일이 됐다. 이젠 거의 우리 말이 된 듯 적응할 필요조차 없었다. 어른들은 모르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래서 설명하자면 모방은 하고픈데 그럴 수 없어 끝내 존경을 담았다 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말하고 싶은. 꼭 그들에게 행해온 일처럼.
난 모두 어른들에게서 배운 것 같은데 이젠 어른들이, 또는 그런 시선을 견딜 수 없어 하는 때가 있는 듯하다. 그게 왜 문제고 문제 제기 해야 할 일인가 따지고픈 마음이었다. 다른 나라 언어를 우리 말로 그대로 바꿔쓰는 건 과연 옳은 일이었나 묻고 싶었다. 난 잘 모르겠다. 늘 그렇게 반응하고는 했던. 굳이 그걸 또 내가 찾아 봐야 하는 건가, 그게 진짜 공부란 말인가 하며.
꼭 어른에게서만 삶을 배우는 것은 아니었다. 어제는 김해에 갔다.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 동남아시아인들이 운영하는 핸드폰 가게 안 아이들을 스치듯 보며 배웠다. 다 똑같구나.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것이었지만. 그들은 집에 누가 애 돌봐줄 사람도 없어 무조건 아이를 가게에 데리고 있어야 하는구나 했던.
그날은 무조건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었다. 전포동,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가게에서 꼭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었다. 별로였지만. 설탕을 주며 스푼도 건네지 않는 그런 기본적인 실수마저 범했지만. 난 배웠다. 이젠 우린 애들이 엄마 데리러 가게에 오는구나 하고.
말의 등에 오른 인간처럼 내 뒷다리 엉덩이를 채찍질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난 내 방식대로 달리려 달아날 것이다. 부산이 더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그럴 시간이 있다면 난 부산을 더 제대로 공부하겠다 다짐한다. 배움에는 끝이 없었다. 이곳에서 태어나 40년을 넘게 살았는데 아직도 잘 모르는 걸 보니. 알고 보니 이 도시는 엄청나게 발전한 도시였다.
정치권에서는 늘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그게 대표적이고 여러 아이디어들이 공유된다. 기업을 유치하고 그래서 더 큰 돈이 돌게 하거나 관광객을 끌어 들여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다거나 하는 일들이 이야기된다. 가장 중요한 건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서울로 가는 일은 어쩌면 자연스럽고 막을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선으로는 유지되어야 하듯, 그러나 아직 남은 사람들이 더 진화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보다 못해 다른 지역 사람들이 나서 이 도시를 발전시키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가장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올 것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들이 오는 것을 난 거부하지 않을 테지만 부끄럽고 싶지 않다. 부대는 부산대앞을 뜻한다. 경대는 경성대 앞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홍대는 가장 번화한 대학가 앞을 의미하는가.
Nas와 같은 인물이 이곳 거리 어딘가를 서성댄다면 이 도시는 더 발전하고 진화할 것이다. 대구를 이센스 때문에 가기 시작했다면 난 스스로 증명한 것이었다. 그를 보았노라고. 그곳에서 그의 노래 가사를 읊었노라고.
https://youtu.be/hI8A14Qcv68?si=ZPMPMdwyl-LTHf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