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든 네트워크

by 문윤범

https://sports.khan.co.kr/article/202410211329003?pt=nv


그는 찍먹파였다. 탕수육에 왜 소스를 부어 먹는지 이해 안된다며. 그는 중국 요리에 대해서만큼은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중국인들이 진짜 좋아하는 건.

내가 분석한 건 중국인들은 말랑말랑 탱글탱글 식감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돼지고기를 좋아하고, 그 어느 국가 사람들보다 돼지를 많이 잡아 먹었을 그들은 점점 그 살 질감을 닮은 식감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들은 돼지를 그냥 굽거나 삶지 않고 삶고 튀긴 다음 또 찐다. 그리고 볶거나 한다. 동파육이나 회과육 모두. 그러면서 놀랄 만한 식감을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안성재 셰프는 미국 국적의 사람. 내가 아는 한 서양에서는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요리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국과는 어떤 부분에서는 조금 다른. 프랑스에서 바게트를 먹는 프랑스인들을 봤을 때, 그 빵을 두드려보면 그게 얼마나 단단한지를 알 수 있는데. 그걸 잡고 찢어 먹는 프랑스인들을 볼 때, 그 속이 얼마만큼 촉촉한지를 느껴보라며 한 조각씩 건네던 그 나라 사람들이. 그 맛은.

그걸 소스에 찍어먹기도 하는 서양인들은 조금 다른 생각일 수 있다. 어쨌든 바게트는 프랑스인들의 주식이며 쌀과 같은 것. 진짜 맛있는 바게트를 먹었을 때 그게 얼마나 구수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는데.

그들의 이웃 독일에서는 슈바인스학세라는 걸 먹는다. 그건 다름 아닌 돼지 족발 요리. 중국인들은 족발도 많이 먹는데 껍질을 다루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그들은 그걸 쫀득하게 만들어내고 독일인들은 그걸 오븐에 넣고 바싹 구워내는 식이었다. 나도 돼지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아님 나도 중국인을 닮아가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부먹이냐 찍먹이냐, 최근 들어 볶먹이 맞다 그렇게 정리되는 듯도 하지만 논쟁은 끝이 없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그대로 만들어낼지, 아님 그 전통과도 같은 취향을 무시한 채 내 방식대로 할지 여부다. 우리 전통도 아닌데. 그렇지만 그들 요리는 우리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무시하기 힘들다. 그게 바로 중국의 무서움이라는 걸 말하고 싶을 따름이다.

파리에는 수많은 중국인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이 만든 만두를 맛봤을 때 또 한 번 탕수육을 떠올리게 됐고. 그때 정리가 됐다. 난 무조건 고기가 커야 한다 였는데 그때 생각이 바뀌었다. 중국인들은 만두피를 두껍게 만들더라고. 그게 얼마나 쫀득해 맛있던지. 그곳에서 난 탕수육이라는 음식을 내 나름대로 정의했던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소스가 반죽 안으로 스며들어야 하며 그 소스는 수분을 적절히 움켜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 중국 요리에서 또 중요한 건 바로 물전분이었다.

첫 입의 탕수육보다 반 접시 쯤 먹었을 때의 탕수육이 더 맛있다는 걸. 단 반죽이 바삭해야 하며 고기는 부드러워야 함을. 바삭함과 촉촉함 사이 그 질감이 절묘해지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어릴 때 난 탕수육을 배 터지도록 먹다 물 한 잔 마신 다음 리셋되는 그 기분이 너무 좋았다. 또 한 입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니, 그때부터 그 질감을 깨닫는 중이었는지 몰랐다. 그리고 왜 짜장면은 가게에서 먹는 것보다 배달 시켜 먹는 게 더 맛있었을까?

조금 불어서 그랬는지도. 전분이 면에 들러붙기 시작해 조금은 뻑뻑해져 그랬는지 알 수 없다. 당구도 치지 않으면서 친구들 따라 당구장 갔다 짜장면 먹었을 때가 생각난다. 요리는 과학이다. 중국은 그걸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과학이든 요리든, 요리든 과학이든.

난 우리나라가 그들과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그들 요리를 더 잘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말할 것이다.


https://youtu.be/MnInrnFHSYs?si=vzUj823KLC_UBt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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