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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by 한설홍

솔직히 말하면 미국 간호사로 컨텐츠를 운영하는 몇 선생님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번지르르한 직장을 내세우며, 그들이 전하는 꿀팁이라는 것들이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개인의 경험은 다른데, 미국에서 이렇게 행동하면 안돼요 라는 팁이 상당히 거슬렸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로 영어도 이렇게 하면 안돼요 하는 컨텐츠도 상당히 싫어하는 편.


게다가, 어딘가 모르게 톡 쏘는 듯한 말투, 자신들이 다녔던 빅 5병원 뭐시기에 대한 찬양감 그리고 그 엄청난 자신감이 내가 한국 병원에서 근무했을 때의 트라우마를 여실히 떠올리게 했다. 3-5년차의 의기양양함, 자신들이 산 세상이 전부인 줄 아는 부주의함과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발언들.


물론 이건 나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낳은 못난 마음임을 안다. 싫으면 안보면 되지(그래서 안보고,소비 안하는 편)그들은 그들의 성과를 내세울만 하고, 그렇게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간 것을 내가 괜히 아니꼽게 보는 것도 있다.


어찌 되었거나,간호사 하기 싫어서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사람으로써 미국에 오는 친구들에게 내가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1. 이런거 저런거 몰라도 된다. (물론 고생은 한다)

2. 나같은 애도 왔다 (잦은 이직으로 만년 신규)

3. 그러니 혹시나 길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라. 당신은 충분히 원하는 꿈을 꿀 자격이있다.

4. 힘들면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

5. 무슨일이 일어나면 당신이 문제가 아닌 경우도 많다.


더불어 내가 확연히 경계하는 것은, 자기연민과 오만함이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대단하다고 생각도 안하고, 본인도 빅 5중 3군데 이상에서 일해 본 사람으로 굳이 내세우지 않는 이유는 그 빅 5가 그리 대단치 않다는 사실을 근무하면서 여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겪어온 삶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과정 또한 크게 특이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엔 더 대단한 사람도 많고, 다양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의 한 부분은 개방성이라는 점이다.

I don't judge you

누구를 봐도 내식대로 생각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보려고 생각중이다.


미국에서 생활할수록 그게 더더욱 필요함을 느낀다.


주변에 아는 언니가 그랬다 '온라인에서 뭐 한다고 하는 애들은 허수가 더 많다'고

최근 들어 주변에 있는 한인 간호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더더욱 깨달았다.

요란한 소리 없이 조용하게 엄청난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그들은, 타인의 삶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존중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도 겸손하게, 나의 어떤 구석에서 오만함이 드러나지 않게 계속해서 갈고 닦아야겠다 생각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그럼 이런 글도 쓰면 안되는거 아닌가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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