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뭐하지 인터뷰 | 전포 나이브브류어스
안녕하세요, 저희는 전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나이브 브류어스 일동입니다.
장사가 진짜 안 됐었어요. 진짜 안 될 때는 하루에 3만 원씩 벌었거든요.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그래, 해 보자'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거고, 그 와중에도 저희를 찾아오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게 틀리지는 않는구나,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버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 주변에 진짜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버티다 보니까 주변에 가게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활성화되면서 저희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났어요.
꾸준함 아닐까 싶어요. 저희는 따로 인스타그램 광고나 블로그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어요.
그런 것 없이 저희 인스타그램에 거의 매일 같이 게시물을 올렸어요. 알아봐 주시지 않아도 '여기에도 카페가 있어요' 하면서요. 그만큼 간절했던 거죠. 요샌 조금 뜸해졌기는 한데, 유명해져서 그런 거 아닙니다 (하하)
영어를 잘하는 지인분이 나이브라는 단어가 너네랑 정말 잘 어울린다라고 말씀을 주셔서 이 이름이 태어났어요.
근데 사실 나이브라는 게 영어 문맥상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기도 하더라고요. 그것도 포함해서 받아들이고 이 단어를 쓰고 있어요.
저희 자체가 좀 철 없이 살고 싶다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철들고 그러면 인생이 재미가 없잖아요. (하하) 재밌게 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할 수 있죠.
에스프레소보다 드립으로 내리는 게 원두 맛을 더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저희가 약간 빨리빨리보다는 천천히, 느긋하게 한 잔 한 잔 이런 걸 좋아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핸드드립을 선호하게 된 것도 있어요.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을 커피에 접목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 음료들이 나온 거거든요.
진저 플랫화이트 같은 경우에는 지금은 사라진 메뉴이지만, 진저 생강 같은 뉘앙스를 저희가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섞어볼까? 이렇게 내리면 어떻게 되지?' 하면서 저희끼리 실험해 보다가 '오 맛있네, 이거 팔아도 되겠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어요.
좋아하는 거랑 좋아하는 거를 더하면 더 맛있지 않을까 이런 마음인 거죠.
지금도 새로운 도전들을 계속해나가고 계시나요?
네, 계속 만들어보고 있는데 좀 애매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진짜 수많은 실험 끝에 하나씩 나오고 있거든요.
일단 저희는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하는 걸 잘 못해요.
한 가지 집중을 하고 싶은 게 커피였던 거죠. 저희한테는 커피가 조금 더 소중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디저트류에 치중하기보다는 커피에 좀 더 집중해서 좀 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고요.
빈티지한 거, 옛날 것들에서 많이 받는 편이에요. 저희가 새 거, 삐까뻔쩍한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세월의 때가 묻어 있는 것들을 보면서 영감을 받고요.
'저거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해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해 보는 거 같아요. 옆 건물에도 보면 대패지라는 기구가 있거든요. 그걸 저희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 것처럼 저거는 저런 용도가 아닌데 이런 용도로 쓰고 있는 거잖아요.
서로 '저거는 의자로 사용할 수 없나?'와 같은 얘기도 많이 하고요. 그래서 손님들이 가끔 "의자...죠...?" 그런 경우도 많아요.(ㅋㅋㅋㅋ) 초반에는 엄청 실험적이었거든요.
옛날 것들, 빈티지한 것들, 공사 현장 이런 곳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블로그 같은 데서 보일러실에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났는데 데려갈 사람이 있나 글을 올린 걸 본 거예요. 탄산이 꼬리가 짤막하거든요. '아 얘는 아무도 안 들어가지 않을까?' 해서 데리고 온 고양이인 거죠.
우리가 데려가야겠다! 했는데 저렇게 미묘가. 저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ㅋㅋㅋ
일단 탄산이 포르쉐 한번 태워주고 싶고요. 뚜껑 열고 옆에 앉혀놓고 가면서 탄산이 선글라스 한번 끼워주고 싶은 마음이고요.
저희가 커피를 선택한 게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거라서도 있거든요. 70, 80살이 돼서도 커피를 내리고 싶어요. 뭔가 여전히 업장에 있고 싶고 그때 돼서도 사람들이랑 이야기 많이 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커피 팔고 그게 목표인 거 같아요.
일단은 사업을 엄청 확장해서 부자가 된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우리 커피를 많이 알리고 싶은 거고요. '우리 커피 맛있는데 한 번만 먹어주시면 안 될까요?'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 가는 거고요. 할 수 있다면 오래오래 해나가고 싶은 게 저희 마음이에요.
듣다 보면 답변이 되게 명확하시고 평소에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하시는 거 같아요.
맞아요. 진짜 많이 해요. 이게 많이 갑자기 망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 하고요.
어느 날 손님이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진짜 많이 해요. 손님이 안 와도 꿋꿋하게 해 나가자 그러면서...
처음으로 한 20만 원인가 팔았던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손님분들이 저희를 붙잡고 "진짜 맛있었어요" 할 때가 있어요. 그때가 진짜 마음에 남는 거 같아요. 집 가서 누워 가지고 "맛있었대.. 잘하고 있네.." 이러면서 자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매장을 만들어 나가면서 그 매장 첫 오픈일 이런 건 진짜 기억에 남는 거 같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발 그 길은 가지 마세요...." 하고 싶은데, 창업을 준비하는 건 진짜 그게 하고 싶어서 하시는 거잖아요. 또 그분들 꿈이니까 제가 말린다고 되지도 않고... 제일 하고 싶은 말은 그거예요. 당연한 걸 수도 있는데 좋아해서 하셔야 해요.
카페 창업이라는 게 부자재를 엄청 많이 사용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접근하기가 쉬워요. 그런데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면 많이 힘들어요. 이건 정말 수많은 분들의 말을 듣고 본 입장으로서 말씀드리는 거고요.
꼭 좋아서, 정말 여기에 마음을 다 하고 싶다고 할 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실패를 해도 마음이 덜 아파요. "그래, 나는 이제 후회한 적 없다. 해 봤으니까"하고 끝낼 수 있어요.
저희도 적금을 몇 개 깼는지 모르겠거든요. 그만큼 힘든 거라고도 할 수 있죠. 정말 신중히 투자하고 신중히 생각해야 해요. 이게 또 운이 따라 줘야 돼요. 내가 사업을 차렸는데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진짜 아무도 몰라요. 좋아서, 하고 싶어서 만들면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